정부선 일자리 안정자금 카드 꺼냈지만 실효성 의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이 내수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상승 등에 대응해 '인건비 절감'을 위한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종업원을 안써도 되는 1인 사업으로 변경하는 등 고육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18 중소기업 경기전망ㆍ경제환경 전망'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5곳 중 1곳 꼴(18.1%)로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80% 이상의 기업은 '미정(40.6%)'이거나 '채용계획이 없다(41.3%)'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시장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알바천국이 자영업 및 중소기업 고용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3.4%가 내년에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 대신 이미 무인기계를 '사용 중(10.9%)'이거나 '사용 의향이 있다(30.4%)'는 응답도 41.3%에 달했다.


중소기업, 영세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채용인원을 줄이는 데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다. 월급 기준으로 올해 135만2230원(주 40시간, 209시간)보다 22만1540원 오른 157만3770원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총 463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근로자 100명 중 23명에 달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50% 정도는 긴축경영에 나설 계획"이라며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올해보다 15조2000여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음식점, 미용실, 주유소 등 최저임금 적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은 26일 오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첫 간담회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 영세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영세기업의 현실적 한계를 고려해 정책의 속도와 폭을 조절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병행해 현장에서의 부작용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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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홍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ㆍ소상공인에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3조원 규모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전방위 홍보를 하는 한편 일자리안정자금 수급기업을 우대 지원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은 임시방편일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내년 한 해만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데다 30인 미만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자칫 추가 고용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시기를 한시적으로 못 박은 만큼 앞으로 매년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질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자동화를 통해 종업원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선택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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