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아이들나라, 콘텐츠 대가없이 무단활용…규제도 없어"
IPTV에 유료로 판매한 애니메이션이 LGU+에 버젓히 공짜로 풀려
홍보 위해 유튜브 올린 콘텐츠…LGU+가 유튜브와 협상, 그대로 가져와
아동용 콘텐츠? "아무런 규제 없어…폭력·음란물도 방영될수도"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유료 콘텐츠가 하루 아침에 공짜로 풀리게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고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 애니메이션 '놀이터구조대 뽀잉'을 제작한 크레이지버드의 허선 대표. 그는 이 작품을 유튜브를 통해 서비스해왔는데 더이상 사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LG유플러스가 아동용 IPTV 서비스 '아이들나라'에 유튜브키즈라는 앱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유튜브키즈는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놀이터구조대 뽀잉'이 선택되면 LG유플러스 IPTV 아이들나라에 무료로 노출된다.
허 대표는 "다른 IPTV에서는 유료 서비스가 특정 IPTV에서 무료로 나오게 되면 제작사들은 협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제 값 받고 팔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업체는 방송사, 케이블, IPTV 업체에 자사의 콘텐츠를 판매한다. IPTV 경우 1편당 300~500원에 판매된다. 유튜브는 홍보 채널로 활용한다. 유튜브를 통해 광고 수익도 얻지만 클릭 1건당 1원 정도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대신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무료로 유튜브에 게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IPTV 업체가 유튜브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하면 모든 콘텐츠가 무료로 풀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IPTV 업체 입장에선 굳이 콘텐츠 제작사와 유료 거래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가 아이들나라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를 통째로 무료 유통하자, 다른 유료방송 업체들도 유사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도입했다. KT스카이라이프 역시 지난 5일부터 유튜브키즈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유튜브 등 인터넷 콘텐츠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콘텐츠가 IPTV를 통해 방송되지만 유튜브ㆍ콘텐츠 제작사 등이 얽히고 설킨 다면시장 구조라는 게 애매하다. 실제 해외에서는 '엘사게이트'가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엘사 등 어린아이들에게 친숙한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해 사람을 때리거나 배설물을 먹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으로 꾸며진 영상이 아동용 콘텐츠로 분류돼 유튜브키즈에 소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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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에서 '엄마카드', '현질'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추천 영상에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콘텐츠가 나타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TV에 나오는 모든 콘텐츠는 방송법 상 규제와 심의를 받고 있지만 스마트폰 콘텐츠는 이런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통제되지 않은 콘텐츠가 마치 어린아이들을 위한 것인냥 포장돼 방송을 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IPTV 업체가 동영상 플랫폼 업체와 제휴를 맺는 사업구조가 처음 등장한 것이다보니 관련 규정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행법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방송으로 봐야 할지 인터넷 서비스로 봐야 할지 애매한 측면 있다"며 "문제에 대해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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