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달들어 2% 하락…외국인 포지션 변화가 관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12월 들어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이상을 사들이고 있지만 정작 지수는 2400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뚜렷한 매매패턴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대량 매도가 이어지며 지수가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지수가 2%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5조17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로 지난 14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에 나선 결과다. 기관은 전 거래일에 무려 860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기관별로는 금융투자가 이달 들어 전거래일 까지 4조1722억원어치를 사들여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투신(4555억원), 연기금(3120억원), 보험(207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거 주식을 사들이는 기관에 비해 외국인은 소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외국인은 1조8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선물ㆍ옵션 만기일을 제외하고 줄곧 차익실현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2000억원 이상 주식을 내다 판 날도 7거래일이나 됐다.


여기에 개인 매도세가 더해지며 '전강후약'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개인은 이달 3조9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고 전 거래일에만 890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태도가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갈등, 한중 갈등 등 정치적 리스크가 한동안 한국 증시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선행지수 역시 상대적으로 저조한 탓이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국가의 선행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독 한국의 선행지수만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은 경기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였고 실제로 올해 외국인 매수 강도는 지난해 대비 약했다"고 분석했다.


변수로 작용할만한 증시 이벤트가 종료된 가운데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문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코스피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0.08%, 0.43% 하향 조정됐다. 음식료품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큰 폭인 2.19% 내려갔고 기계업종과 운수장비업종이 1% 이상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악화된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은 68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50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 16조3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낮췄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을 포함한 중국, 미국과 비교할 때 내년 이익 전망치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고 배당 수익률도 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이익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는 내년 1월 초까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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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T주의 불확실성을 높인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된다면 외국인 정보기술(IT)주 매도는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스트래지스트는 "기관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경우 외국인 매도가 완화될 경우 코스피 반등시도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연말 수급의 계절성을 감안할 때 기관의 매수 유입은 코스피 반등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지표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도 있다.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는 미국 세제 개편안 통과로 모멘텀 주식에서 경기민감주로 업종 순환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가 변화하면서 IT 비중이 높은 코스피가 유독 큰 영향을 받았지만 지수 레벨이 1배에 위치에 있어 재차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해도 하방은 매우 견고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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