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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종현, 과거 가사에서 보이는 ‘우울감’…지드래곤·아이유·방탄소년단 노래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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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19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 2017.12.19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19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 2017.12.19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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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수빈 기자] 그룹 샤이니 종현이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유서에서 언급한 ‘우울’은 생전 그가 작사한 내용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어 팬들의 슬픔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그의 가사에서 우울함을 찾을 수 있었고 또 연예인이란 직업상 우울함을 쉽게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남긴 유서는 ‘우울함’으로 가득 찼다.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종현은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는 글을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그는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며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고 말했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종현은 이날 친누나에게 “이제까지 힘들었다” 등의 문자를 남겼다. 경찰은 이같은 점 등을 미루어 평소 우울증을 겪던 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종현의 유서 내용과 생전 그가 만든 노래 가사들에서 ‘우울감’이 엿보이면서 팬들은 그가 만든 곡들을 다시 찾아들으며 애도하고 있다. 4월 발표한 솔로 앨범 수록곡 ‘론리’, ‘놓아줘’, ‘하루의 끝’을 비롯해 가수 이하이가 부른 ‘한숨’과 아이유의 ‘우울 시계’ 가 대표적이다.

우울하다 우울해 지금 이 시간엔 우울하다
우울하다 우울해 지금이 몇 시지? 열한 시 반
우울하다 우울해 또 우울 시계가 째깍째깍
(아이유 ‘우울 시계’)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도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에게 숨기기 싫어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종현 ‘lonely’)

세상에 지친 날 누가 좀 제발 안아줘
눈물에 젖은 날 누가 좀 닦아줘
힘들어하는 날 제발 먼저 눈치채줘
못난 날 알아줘
제발 날 도와줘
(종현 ‘놓아줘’)

▲ 종현이 작사한 노래들

사진=지드래곤, 아이유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지드래곤, 아이유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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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통을 노래에 표출한 것은 비단 종현뿐만 아니다. 가수 지드래곤, 아이유, 방탄소년단까지 대중이 던진 돌멩이로 상처 난 감정을 노래에 녹여내고 있었다.

2009년 지드래곤은 곡 ‘소년이여’에서 “사람들은 말해. 내가 부러워, 가진 게 너무 많아, 연예인들은 다 편하게만 살아. 딱 하루만 그 입장이 돼 봐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알아”라며 자신만의 고충을 토로했다.

아이유도 2015년 ‘스물셋’을 통해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인사하는 저 여자 모퉁이를 돌고도 아직 웃고 있을까? 늘 불안해요”라며 무대 위와 아래의 모습에서 괴리감, 대중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한 걱정을 노래했다.

사진=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사진=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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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2016년 방탄소년단 슈가는 ‘마지막(The last)’에서 “현실의 괴리감 이상과의 갈등. 내 정신은 점점 오염돼. 자기 혐오와 다시 놀러 와 버린 우울증 덕분이 이미 민윤기는 죽었어. 내가 죽였어”라고, 2017년 RM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내가 죽었으면 했어. 이 시끄러운 침묵 속에서 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는데, 세상은 날 이해한 적이 없어”라며 자신들의 상처를 말했다.

종현의 비보 후 떠오른 타 아이돌의 가사에 네티즌들은 “가사에서 한이 맺힌 게 느껴진다”, “가사들이 단순히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더 깊은 차원의 상처가 보인다”, “노래하는 게 아니라 울분을 토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 입장으로 볼 때 (故 종현의) 가사에서 우울감이 보인다”며 “한국 정서상 정신과를 가기 꺼리는데 연예인들은 더욱 그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임 교수는 “1차적인 상담으로 정신과 문턱을 낮추고 의사까지 연계해 네트워크를 잘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상담은 1차적으로 받고 연계가 돼서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정신과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타파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 겸 3인조 걸그룹 SOS 출신인 박상희 소장은 20일 방송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서를 보고 정말 종현 씨가 마치 내 근처에서 절규하는 것처럼 문장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종현 씨가 얼마나 그 순간에 절망을 느꼈고 호소하고 싶었고 절규하고 싶었는지 유서에서 절절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들이 가장 심적으로 어려운 건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고 이미지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 되지 않냐”고 강조한 뒤 “그러다 보면 얘기하지 못하고 나 혼자 이겨낼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의지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우울증에 갇히는 것”이라며 “내 얘기를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게 톱스타들이 결국 우울증에 빠지는 큰 이유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으로 정신적 고통, 우울감이 가중되면 자살 예방 전화 1577-0199,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문수빈 기자 soobin_22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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