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권익위장 “착한 선물 스티커, 부패 조장 우려된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 1년의 변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농수축산물 가공품에 붙는 ‘착한 선물’ 스티커가 오히려 부패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에 대한 선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송년모임에서 “그것만 붙으면 공직자에게 선물하는 게 허용되는 뉘앙스가 있는데, 공직자는 (원칙적으로) 선물은 받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농축수산물을 50% 초과해 원재료로 사용한 가공품은 1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해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1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한 상품임을 알려주는 ‘착한 선물’ 스티커 제도를 신설했다. 농축수산물 함량 판단이 어렵더라도, 스티커를 붙여 직관적으로 선물 가능한 상품임을 알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착한 선물 스티커가 좀 (마음에) 걸린다”며 “공직자에게 하는 선물에 그런 스티커를 붙이겠다는 것인데, ‘착한 선물’은 어폐가 있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공직자들은 선물은 받을 수 없고 사교 등의 이유로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다”며 “청탁금지법의 취지는 공직자 스스로 업무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 그 선물을 거절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물에 착하다는 표시를 하는 것은 일반 사인(私人)간 주고받는 선물 본연의 의미를 퇴색케 할 수있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장은 “착하다는 표현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일체 선물도 허용되지 않는 게 공직사회 인데 그런 기조에 있는 현실과도 대치된다”고 말했다. 향후 권익위는 농식품부 측에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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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이 아직 사회에 정착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에 아주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만큼, 그 법에 제도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법이 완전히 안착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익위 내부 조직은 반부패기능과 고충처리기능을 중심으로 재설계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심판 기능의 경우 떼어낼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박 위원장은 “권익위는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표현처럼 반부패 기능과 고충처리기능, 행정심판 기능 세 가지가 있는데 행정심판 기능은 권익위 조직과 함께 하긴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충처리로 불리는 옴부즈만 기능과 반부패 청렴 기능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권익위를 반부패 청렴 정책을 위한 콘트롤타워로 재설계하는 작업도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반부패·권익행정 혁신추진단이 끝마무리”라며 “지금 조직 재편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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