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동시 사망…원인 규명엔 시간 걸릴 듯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경찰이 현장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경찰이 현장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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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을 두고 ‘로타바이러스’ ‘약물 중독’ 등 집단 감염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이대목동병원에 15일 로타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환자가 격리실에 수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격리실은 신생아중환자실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후 이 환자는 퇴원했고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던 네 명의 신생아에게서 지난 16일 오후 5시 40분 쯤 심정지가 발생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일어났고 의료팀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음에도 오후 9시30분~11시30분 사이 모두 사망했다.


이대목동병원 측은 이와 관련해 “15일 로타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환자를 곧바로 격리했기 때문에 신생아에게 감염시켰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로타바이러스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며 증상으로는 설사, 구토, 탈수, 콧물, 기침, 열을 동반한다.

이대목동병원의 ‘감염확률 0’이라는 설명에도 격리실이 신생아중환자실과 같은 공간에 위치한 만큼 이에 대한 원인 규명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집단 감염에 무게=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사고는 매우 이례적 일로 사망원인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명이 동시에 사망한 만큼 ‘집단 감염’을 꼽는다. 18일 오전 8시30분부터 사망한 신생아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서울분소에서 부검이 실시됐다. 부검 전에 국과수는 사망한 신생아에 투여된 약물을 모두 수거해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다. 약물에 의한 사망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4명이 동시에 사망했기 때문에 ‘공통분모’를 찾는 게 가장 우선이다. ‘감염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로타바이러스’ 등 호흡기 감염 등과 함께 약물에 의한 감염 등도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신생아에 사용된 약물 등에서 오염 세균이나 독성 물질이 검출되면 집단 사망 원인은 좁혀진다. 국과수 부검을 통해 사망한 신생아 4명의 혈액에서 특정 약물 농도가 높게 나온다면 사망원인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내 산부인과의 한 전문의는 “감염에 의한 동시 사망이라 하더라도 호흡기 감염으로 4명이 짧은 시간에 동시에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약물을 전달하는데 있어 잘못된 처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입체적 원인 분석=감염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면 전문가들은 의료팀 과실과 의료기기의 오작동도 그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숙아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만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외에도 수액세트, 의료기기 오염 가능성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가 18일 부검을 실시하더라도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1~2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국과수의 정밀 감식과 함께 질병관리본부·보건소, 경찰의 의료사고전담팀도 투입됐다.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등을 통해 신생아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의료사고전담팀은 병원 의료팀을 대상으로 적절한 근무를 하고 있었는지 등 병원의 과실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최고 병원의 최악 의료사고=이대목동병원은 여성과 산부인과에 특화돼 있는 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신생아 질환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환자들이 몰리는 병원이다. 관련 의료팀뿐 아니라 의료시설도 최고를 자랑한다. 이런 병원에서 4명의 신생아가 동시에 사망하는 최악의 의료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도 산부인과 전문의이다. 정 병원장은 사고가 발생한 뒤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현재 병원은 보건소,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이고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빠른 시일 안에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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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병원장의 사과문에도 이대목동병원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병원 측이 보건소에 연락을 취했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보건소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가족들에게 사실을 전하기 이전에 언론 브리핑부터 갖는 등 이치에 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며 유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대목동병원 측의 한 관계자는 18일 “당일 당직근무 인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확인 결과 의사 2명, 간호사 5명, 간호조무사 1명 등이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도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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