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원칙없는 무자비한 삭감에 신음”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원칙없는 무자비한 삭감에 의사들이 신음하고 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전국의사 국민건강수호 총궐기대회에서 작정한 듯 이 같이 말했다.

이필수 의협 비대위원장 “의사가 범인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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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의 핵심요소 중 하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고 지적한 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지금 간신히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지금의 왜곡은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횡포에 가까운 현지조사에 고통받아 왔다”며 “최선을 다한 의료계에 남겨진 것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비급여를 유지해 온 파렴치범이라는 낙인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케어’를 두고는 “전문가 단체인 의료계와 어떤 협의도 없이 시간이 없다며 원하는 답을 내놓으라고 재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의료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케어는) 천문학적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계와 건강보험재정이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며 “국민 앞에 솔직히 말하고 이에 걸맞는 적정부담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 대회사 전문


국민건강수호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함께 해주신 존경하는 13만 회원여러분, 2만여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차가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각지에서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추운 겨울에 전국의 의사. 의과대학생들이 길거리에 모여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소리쳐야 하는 현실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9일 건강보험보장성강화정책,일명 문재인케어를 발표하였습니다. 9월 16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총회는 정부의 건강보험보장성강화정책 일명 문재인케어저지 및 한의사들에게 의과의료기기 사용 절대금지를 목표로국민건강수호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국민의 건강권수호 및 의료계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은 국민의 보장성 강화 자체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설령 지금 우리나라의 국민이 다른 나라보다 더 보장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케어가 지금보다 더 국민의 건강을 바르게 지켜줄 수 있는 길이었다면 우리 의사들은 지금 처럼 추운 거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요소중 하나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입니다. 그런데 이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는 지금 간신히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지금의 왜곡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여기계신 회원님들은 급여라는 단어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계십니까.
환자가 다녀간 자리에서 남겨진 의사들은 오랫동안 신음해왔습니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원칙없는 무자비한삭감에 신음하고, 공단의 횡포에 가까운 현지조사에도 고통받아 왔습니다. 최선을 다한 의료계에 남겨진 것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비급여를 유지해온 파렴치범이라는 낙인 뿐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동네 의원의 수에도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 의원들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필수의료가 아니면서 수요를 창출할 수있는 분야로 뛰어드는 의사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 스스로도 모른채 국민에게 남겨진 것은 구멍나고 왜곡된 의료체계이고, 의사는 그 범인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외면해서도, 이용해서도 안됩니다. 미래 수십년 국민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정책들을 졸속으로 추진해서도 안됩니다. 국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책을 강행해서도 안됩니다.


정부는 이 정책의 구체적인 계획을 12월 말까지 수립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단체인 의료계와 어떤 협의도 없이 시간이 없다며 원하는 답을 내놓으라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의료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해서 도대체 무엇을 얻을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저희 비대위에서 수차례 요구한 끝에 정책 입안 참여자 리스트가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리스트의 집행부에 포함된 대부분의 의료계 인사들은 협의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누구와 협의한 정책이란 말입니까.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다면 이는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재정이 들면 국민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단순하고도 당연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국민을 설득한 적이 없습니다. 당장 건강보험료를 크게 인상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의료체계도 저부담, 저급여, 저수가의 틀을 깨고 적정부담, 적정급여, 적정수가로 가야 합니다. 공짜점심은 없습니다.

정부가 의료계와 진정성있는 대화를 원한다면 국민들에게 적정부담의 당위성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천문학적인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계와 건강보험재정이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고 국민앞에 솔직히 말하고 이에 걸맞는 적정부담을 얘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이국종교수는 “차가운 진료비 삭감통지서...나는 자꾸 궁지로 내몰렸다”라는 글을 기고하셨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적인 문제를 모두 언급해왔습니다. 단지 중증외상센터의 예산을 증액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정부도 알고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원칙없는 심평원의 삭감 철폐와 심평원 구조조정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심평원의 올해 청렴도는 5등급으로 최하위입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심사한다는 말입니까. 공정한 심사체계의 확립 및 심사실명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이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다면 저희는 정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할것입니다


의료계는 오랫동안 제대로된 진료의 기본 조건중 하나로 정상 수가를 요구해왔습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수가를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정상수가에 대한 의료계의 요구가 생각지 못한 새로운 요구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건정심에서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은 모두 3.2%인상안이 아니라 2.04% 인상안에 투표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또다시 지급해야할 국고보조금 2200억을 감액하기에 이릅니다. 거수기에 불과한 건정심과 이행되지 않는 국고보조금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우리가 정부의 약속을 어떻게 믿을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저희는 과다한 댓가를 바랍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저희들이 진료한 만큼 정당한 댓가만을 바랄뿐입니다. 정부는 일방적, 졸속적으로 보장성강화정책을 추진하기 앞서
먼저 정상적인 수가를 먼저 논의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건강보험공단은 강압적인 현지조사로 많은 회원에게 고통을 주어왔습니다.


의사들은 환자를 최선을 다해 진료하고도 잠재적 범죄자로 몰렸습니다. 몇몇 회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공단은 반성은 커녕 더 강한 권한을 요구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공단의 조사를 받아야 할 잠재적 범죄자가아닙니다. 스스로의 본분을 잊은 공단의 개혁 없이는 급여 확대에 절대 찬성할수 없습니다.


그동안 국가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 책임진 적이 없었고 비난의 화살은 항상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우리의 반발과 항의에 아랑곳 없이 의료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인 통제는 심해져왔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이자리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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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외면당해도 누군가는 진짜 문제를 얘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장이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을, 그리고 국민의 건강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도 행복하고,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다시한번 전국의사총궐기대회참석을 위해 전국각지에 모여주신 13만회원, 2만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인사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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