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 인프라 시설물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노후 인프라 개량 계획이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최근 서울 양재동 더 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토목학회 '차세대 노후 인프라 관리 대토론회'에서 '노후 인프라 개량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1970~1980년대 경제성장과 발맞춰 압축 건설시대에 구축된 우리나라 주요 인프라는 현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14년 1월 기준 30년 이상 된 시설물은 전체의 9.6%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1.5%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 인프라의 성능도 최근에 구축된 시설물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1974년 준공된 서울 지하철 1호선을 포함한 1~4호선은 시민 500만명이 사용한다는 가정 아래 모든 설계기준이 적용됐다. 현재 수도권 인구가 23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는 턱 없이 부족하다. 1~4호선은 도시철도 안전기준이 제정된 1992년 이전 준공됐다.

서울교통공사 자료(2012년)를 보면 1~4호선 97개 역사 중 34개가 피난시간을 초과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안 설계 지침에는 화재 발생 4분 이내 발화지점(승강장) 근처를 벗어나도록 권장하고 있다. 1~4호선의 39%에 해당하는 53.2㎞는 도시철도 내진설계 기준에 의한 법적 내진 성능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재정 부족으로 공공시설물의 일상적인 유지관리 뿐만 아니라 적기의 성능 개선이 불가한 것이 현실이다. 이영환 연구본부장은 "재투자와 개량투자에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인프라 사업계획 단계에서 관련 비용을 책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국고보조금 지원 없이 지방국도, 도시철도 등의 재투자·개량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수립한 '1단계(2011~2015년)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기본계획' 실적을 보면, 재정투자 실적은 계획 대비 21.3%에 그쳤다. 중앙정부 기관은 계획 대비 54.7%로 그나마 상황이 낫고 지자체는 7.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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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후 인프라 개량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기본계획, 시설물별 노후 인프라 개량 투자계획, 노후 인프라 관리의 컨트롤타워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시설물은 개별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어 시설물간 투자 조정이나 우선순위 등 전략을 짜기 위한 거버넌스도 마련돼있지 않다.


노후 인프라 관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본부장은 "'노후 인프라 관리 기본법'(가칭)에 지자체가 관리 중인 노후 인프라 개량과 재투자 예산을 신설 투자와 준하는 방식으로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을 필요가 있다"며 "노후 인프라 보강·성능 개선 투자의 적정성을 판단할 기술 기준을 마련하는 등 노후 인프라 유지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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