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월혁명이 일어난 1917년 11월7일, 대중연설 중인 레닌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 10월혁명이 일어난 1917년 11월7일, 대중연설 중인 레닌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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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러시아의 공산혁명이 7일로 100주년을 맞았지만, 정작 모스크바는 조용한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혁명기념일이 폐지된 이후 11월 7일은 나치 독일과 항전을 기념하는 군사퍼레이드가 벌어지는 날로 바뀌었다. 이제는 소수정당으로 전락한 러시아 공산당은 가두 행진과 집회 등을 열 예정이지만 이 역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러시아 정부의 압박 속에 큰 행사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0년 전 러시아에서 발생한 공산혁명은 2차대전 전후 냉전이라는 독특한 국제 환경을 만들며 한때 세계의 절반을 움직이던 막강한 소비에트 제국을 출현시키기도 했다. 원래 이 공산혁명은 보통 제정 러시아가 무너졌던 '2월혁명'과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가 집권한 '10월혁명'으로 나뉜다. 10월혁명이라 불리는 이유는 1917년 당시 러시아가 쓰던 옛 율리우스력으로 10월25일에 발생한 혁명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현대 우리가 쓰는 그레고리우스력으로 바꾸면 11월7일이 된다.

세계사의 한 획을 그었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임에도 러시아 정부는 냉랭하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공산당 주도의 행사는 승인했으나 특별히 지원하거나 정부차원의 행사는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제는 소수 정당이 돼버린 러시아 공산당과 일부 좌파정당들은 7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가두행진과 집회를 이어가며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과 쿠바, 베트남, 북한 등 120여개국의 공산당 대표단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차대전 승전 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한 푸틴대통령 모습. 이번 11월7일에도 러시아 정부의 공식 행사는 군사퍼레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2차대전 승전 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한 푸틴대통령 모습. 이번 11월7일에도 러시아 정부의 공식 행사는 군사퍼레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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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러시아 정부의 공식적 행사는 지난 4일에 개최됐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혁명기념일을 폐지하고 11월4일을 '국민통합의 날'로 제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이날은 17세기 초 러시아가 폴란드의 침략을 받았을 당시 의병들이 일어나 폴란드군을 모스크바에서 몰아낸 것을 기념하는 날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국경일이다.

7일 벌어질 러시아 정부의 공식 행사는 군사퍼레이드로 지난 1941년 11월7일, 스탈린 정권이 나치 독일과의 항전 속에서 사기 진작을 위해 붉은 광장에서 벌였던 군사퍼레이드를 재현할 예정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5000여명의 러시아군이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산혁명과 관련된 정부 공식 기념일이나 행사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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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이처럼 공산혁명 100주년 기념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현재 러시아란 나라 자체가 구 소련체제를 무너뜨리고 탄생한 나라란 사연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구체적으로는 크리미아 강제병합 이후 지속되는 서구 국가들과의 대립,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와 석유 수출 수지의 악화, 21세기 차르라 불리는 푸틴의 장기집권 등 대내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흡사 혁명 직전 제정 러시아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현재 러시아 입장에서, 혁명기념일이 자칫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4기 집권과 연결된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는 것을 바라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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