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생태계가 유니콘 키운다]<4>혁신의 열쇠 '재투자'…또 다른 창업 이끈다
테슬라 세운 일론 머스크…페이팔 매각하고 또 창업
회수된 자본으로 재투자…연속창업 많아져야 선순환
선도 벤처의 투자유도 위해, 엔젤투자 등 세제혜택 늘려야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기업 '테슬라모터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성공 신화에는 '창업-성장-회수-재투자'라는 벤처생태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중 '재투자'는 특히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만약 머스크가 재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아마 전기차 산업의 혁신과 진보는 지금보다 한참 더뎠을 것이다.
머스크는 20대에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인 '집투'를 설립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성장시켜 창업 4년 만에 '컴팩'에 2200만달러를 받고 팔았다. 또 공동 창업한 온라인 결제시스템 업체 '페이팔'도 '이베이'에 15억달러(약 1조6700억원)를 받고 매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이용,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우주항공과 전기차 분야에 '재투자'한 것이다. 현재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대명사로 불린다. 전기차와 관련된 여러 시장에 파급 효과를 주면서 혁신형 스타트업 창업과 벤처기업 성장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수된 자본이 재투자로 이어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창업한 회사를 창업자 스스로가 평생 키워가는 방법도 있지만 일정 수준으로 성장시킨 뒤 매각하고 또 다른 창업에 나서는 '연속창업'이 많아지면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에 원동력이 된다.
온라인 게임개발 기업 '블루홀'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 장 의장은 20대 나이에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고 회사를 나와 '첫눈'이라는 검색엔진을 성공시키며 네이버에 매각했다. 회수 자금으로 2007년 블루홀을 설립했고 2013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창업한 뒤 여러 스타트업에 자금을 재투자하면서 유니콘 기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에서 선도ㆍ선배 벤처기업들의 재투자가 필요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환경과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선결조건인 인수합병(M&A) 활성화는 물론 벤처캐피털과 조합·엔젤 등 투자자 풀(Pool) 확대, 재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창업투자회사(창투사)는 119개사다. 이들 창투사가 올 1~9월까지 신규투자한 금액은 1조7006억원이다. 창투사의 신규 등록은 줄어들고 있다. 벤처캐피털시장은 커졌지만 투자 제한 등 자유로운 자금운영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벤처개피털시장의 확대로 인해 신규 등록은 2013년 3개에서 2015년 14개로 급증했지만 지난해 13개, 올 들어서는 9월 말까지 4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선배 벤처 등의 창업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벤처캐피털시장의 공제 범위나 혜택 등이 더 확대돼야 하는 이유다.
싱가포르의 경우 '엔젤투자자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투자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조세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조세혜택 적용이 가능한 최대 투자금액은 50만 싱가포르 달러(약 4억930만원), 최대 조세감면 금액은 25만 싱가포르 달러(약 2억465만원)다. 우리나라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엔젤투자 소득공제 구간 및 공제율은 30% 수준이다.
싱가포르에서 벤처기업을 운영 중인 김철수 디지로그텍 대표(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 회장)는 "싱가포르에는 창업과 회수 이후의 재투자를 활성화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며 "다양한 정부기관, 공기업 등을 통한 자금 지원은 물론 벤처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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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투자-회수-재투자'로 원활하게 이어지는 창업ㆍ투자 선순환 체계 구축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 기능의 능률을 높이고 벤처투자 선진화를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또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글로벌화도 주장한다.
오세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벤처투자자금의 획기적 증대와 창업ㆍ투자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방향성을 잘 잡고 정책에 반영하면 혁신성장과 함께 벤처생태계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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