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열무 꽃/김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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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무 꽃 피고
 꽃 피면 잎과 줄기 억세어지니
 못 먹는다 갈아엎으라는,
 열무에 분홍 꽃 피고
 그래서 억세다는 말
 나비 벌 다녀가고
 그래서 엄마라는 말
 꽃 피어야 씨 맺히는
 눈물 맺히면 꽃 지는
 그러나 엄마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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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식물의 대부분은 꽃이 피면 억세어진다. 난 그 이유를 몰랐다. 그런데 이 시를 읽고 나니까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겠다. 엄마니까, 꽃은 그러니까 엄마니까 그런 거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꽃은 엄마니까 "그래서 억세다는 말"은 이젠 좀 달리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 이유야 어쨌든 억척스러운 엄마의 형상은 특히 한국전쟁 이후 한국문학이 발명한 짧지만 굳센 전통이었고, 그것은 곧 지난 시절 한국 여성의 생을 강력하게 억눌러 온 이데올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그건 그렇긴 한데 말이다, 정말이지 엄마들을 보고 있자면, 모질고 끈덕지게 우리를 키워 온 엄마들을 보고 있자면, "엄마라는 말" 속에 맺혀 있는 악착같은 "눈물"에 도무지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엄마라는 말" 그 앞에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 뿐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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