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광풍으로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는 2012년 118건에서 2016년 184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9월까지 벌써 26개국에서 189건의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중 인도와 미국이 각각 31건으로 가장 많다.
특히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도입된 '불리한 가용정보(AFA)', '특정시장상황(PMS)' 등의 법조항을 활용해 반덤핑 마진을 자의적으로 인상했다. 더욱이 16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까지 동원해 자국산업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수입규제 파고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도전인 만큼 정부와 업계 모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우리 제품에 수입규제를 취하는 국가별로 맞춤형으로 대응해야 한다. 관료들의 재량권이 강한 국가의 경우 직접 조사당국을 만나 관계를 구축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반면 수입규제가 준사법적인 절차로 진행되는 국가의 경우 외교적 간섭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법적 논리를 개발해 공청회 및 서면입장서 등 공식절차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외교부는 2001년부터 수입규제대책반을 설치해 수입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현지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14개 재외공관에 현지대응반을 설치했다. 앞으로 맞춤형 대응을 위해 현지 전문로펌 고용, 진출기업과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재외공관의 수입규제 대응능력을 더욱 높여갈 예정이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추세를 고려할 때 수입규제 대외대응을 담당하는 외교부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을 담당하는 통상 당국간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입규제대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통상당국과 협의해 WTO 분쟁해결절차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조치를 WTO에 제소해 2016년 승소한 바 있다.
수입규제 대응 업무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중소기업들이 반덤핑 조사에 들어가면 그냥 수출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정부는 수입규제 관련 동향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설명회 등을 통해 업계의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외교부는 최근 우리 제품에 수입규제조치를 많이 취하고 있는 미국, 인도, 중국 등을 겨냥한 '주요국 수입규제제도와 대응방안'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아울러 업계 차원에서도 현재 무역협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수입규제 상담 서비스 등을 좀 더 강화해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법률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수입규제에 대한 사후적 대응뿐만 아니라 예방적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 특정상품에 대한 최근 수년간의 수입추이를 보면 수입규제 조치를 예측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정부가 수입규제 조사를 개시한 모 제품의 경우를 보면 해당 한국산 제품의 대미수출이 2014년 1억900만불에서 2016년 13억불로 급증했다. 외교부는 산업부 등 관련부처와 업계, 협회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러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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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라는 표현이 수입규제에도 적용된다. 적극적인 수입규제 대응을 통해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제3국 제품보다 덜 불리한 조치를 이끌어 낸다면 우리 제품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외교부, 재외공관, 관계부처와 업계 간 공동의 대응을 통해 적극적인 수입규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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