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주도 5060 빚 못내면…'고령화=집값하락' 日 따를까
1400조 가계부채 주도 '베이비부머'…新DTI·DSR 직격탄 예상
日선 고령화에 주택가격 '장기침체'…"한국, 재건축·전세있어 다를 것"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미국은 가구주의 연령이 31~40세일 때 가계부채가 정점을 이루는 반면, 한국은 58세가 된 이후에야 부채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5060세대가 부족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영업, 임대업에 뛰어들면서 이들의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중장년퇴직자의 대출 증가가 "외부 충격에 대한 상환여력을 매우 취약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대출시장에 일으킬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5060세대가 빚을 내기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현재는 물론 미래소득을 증빙하기 어려운 퇴직자들은 소득 중심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자연스레 밀려날 수밖에 없다. 대책을 마련한 정부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민병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장년층의 경우에도 은행에서 실제로 장년층에 대해 향후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심사 시 만기를 제한하는 등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주도한 5060…新DTI·DSR에 '타격' 예상=지금까지 가계부채 급증은 6·25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에 의해 주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베이비붐 세대가 5800만원으로 나머지 가구(4400만원)보다 32%나 많았다. 50세 이상 베이비붐세대가 퇴직 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임대주택 투자에 나서면서 금융부채를 늘리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부동신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이 도입되자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제2금융권으로 향했다. 지난 2분기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는데 고령층의 기여도가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를 통해 비은행 대출이 많은 계층은 저소득·고령·자영업자·임시 및 일용직을 지목했다.
10·24 대책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걸로 보인다.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의 핵심은 '소득'이다. 신DTI가 시행되면 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보유한 차주는 기존 주담대의 원리금 상환부담 전액을 반영하게 된다. 현행 DTI가 새로 받을 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주담대의 이자만 반영하는 것과는 다르다. 또 DSR은 주담대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과 미래 소득까지 살펴 대출 한도를 정한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령화=집값하락' 日공식 따를까…"韓시장선 아냐"=일본에서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집값이 장기둔화추세에 접어들었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1948년 전후 출생자)'가 은퇴를 앞둔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주택가격의 누적 하락률은 53%에 달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주택가격 폭등이 과도하지도 않았고, 재건축·재개발 위주의 주택공급으로 공급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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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가 주로 임대수익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전세시장에서의 변화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간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규모와 임대수익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다 '반전세'라는 형태가 등장하는 것처럼 변화가 일 것이란 얘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금융기관 통하지 않고 전세를 끼고 나머지 갭에 대해 자기 자금 조달하는 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며 "전세물량이 많아질 수 있겠다"고 했다.
앞으로 이들의 대출이 어려워지면 주택가격 흐름을 떠나 노후자금 마련이 어려워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들의 자영업, 임대업 진출은 투기라기보다는 생계형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 금융자산이 많고 노후대비가 잘 돼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대출을 막아버리면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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