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우량 중소업체 신규 유치·대규모 정기예금 확보
대기업 현금성 자산 쌓아놓고 있다는 비난 만회할 기회
中企는 물적 담보없이 기술력만으로 낮은 금리 대출 가능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상생 금융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선 대기업이 추천하는 우수 협력업체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과 대기업의 대규모 정기예금을 예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이 반기고 있다. 대기업은 수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협력업체를 지원한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 대기업은 그동안 현금성 자산을 쌓아 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중소기업은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동반성장 상생 금융 프로그램 구조 = 대기업과 금융권이 준비중인 상생 금융 프로그램의 핵심은 예금이자다. 대기업의 예금이자를 낮추는 대신 중소기업의 대출이자를 인하해 주는 것이다.

예컨대 A기업(대기업)이 B은행에 1000억원을 정기예금으로 예치할 경우 당초 B은행이 A기업에 지급해야 할 금리는 연 1.7%지만 상생금융 프로그램에 따라 연 1%의 이자만 지급하고 나머지 0.7% 이자는 협력업체 대출이자를 인하해 준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권의 9월 기준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는 보증서담보대출 연 3.40~3.80%, 물적담보대출 연 3.18~3.59%, 신용대출 연 4.14~5.97% 수준이다.


조만간 선보일 상생 금융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중소기업 신용 대출금리는 연 2%대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 예금규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기업이 상생에 나서는 만큼 은행권도 별도의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금융지원으로 대기업 협력업체들의 자금줄에 숨통이 트이면서, 정부의 민생지원 정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의 금융기관 거래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여겨진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 관행, 고금리, 부동산 담보요구 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상생 금융 프로그램 성공의 관건 = 이번 금융 프로그램 성공의 관건은 대기업 1차 협력업체는 물론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정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1차 협력업체에만 대출금리 인하 혜택이 주어질 경우 이번 상생 금융 프로그램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우량 중소기업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적당한 간격을 둔 투명한 운용과,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난을 받지 않는 공정한 기회 제공이 뒷받침 돼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 단계별로 세분화하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풀뿌리까지 금융권과 대기업의 자금 지원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은행을 낀 기업 내부거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위장 계열사 등으로 혜택이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스타트업 등 4차 산업에 맞는 대기업과 관련된 신생기업까지도 금융의 손길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들이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은행권이 일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정교한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쌓여있는 대기업 현금성자산 =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이 8년 동안 13배, 현대차는 5배 급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으로 확대해도 증가율이 350%에 달한다.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투자ㆍ활용해야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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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스피 시가총액상위 100대 기업(금융주ㆍ우선주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27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년 전인 2008년 말(36조4300억원) 대비 350.8%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100대 기업의 자산총액은 777조9800억원에서 2084조4100억원으로 267.9%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54조7200억원으로 8년 전에 비해 606.2% 증가했고, 상위 20대 기업은 412.7% 늘어난 79조2300억원이었다. 상위 3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90조6200억원으로 389.9%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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