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17일 긴급체포된 추명호(54) 전 국가정보원 국장은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 걸쳐 국정원의 핵심요직에 있으면서 문제가 된 '박원순 제압 문건' 기획 뿐 아니라 최순실씨, '문고리 3인방' 등을 등에 업고 군 장성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그에 대한 수사를 통해 지난 정권 시절 국정원의 불법적인 행태를 어디까지 파헤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육사41기 출신인 추 전 국장은 국정원 내부에서도 권력풍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 줄타기에 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수완으로 그는 수차례 위기에서도 되살아나 국정원 2차장 후보에 추천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신승균 국익전략실장 밑에서 근무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눈엣가시였던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문건을 기획했고, 2012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2013년 2월25일 박 전 대통령 취임과 동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선임행정관(2급 상당)으로 입성했다.


정권출범 초 대통령의 친ㆍ인척 및 측근 관리는 가장 예민한 부분이기에 소위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데 추 전 국장은 2013년 2월 민정수석실에 입성함과 동시에 친ㆍ인척 관리팀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2014년 4월께에는 개인비리 문제가 불거졌지만, 추 전 국장은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의 힘으로 비리에 대한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으로 원대복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복귀로 민정수석실 산하 친ㆍ인척 관리팀은 해제되고 박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추천으로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추 전 국장은 자신의 누나와 최순실씨의 친분관계를 통해 비선라인에 접근했고, 이를 계기로 문고리 3인방과도 친분관계를 맺었으며 개인적 비리로 청와대를 떠난 후에도 다시 국정원 요직에 복귀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추명호 전 국장(사진=연합뉴스)

추명호 전 국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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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군 장성인사에 개입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2014년 1월 '비선실세 국정농단 보고서(정윤회 문건)'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후, 조응천 비서관이 2014년 4월 청와대를 떠나고, 박지만 회장의 육사동기인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2014년 10월 3군 부사령관으로 좌천되자 조현천(육사 38기) 중장이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되는데, 이때에도 추 전국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왔었다.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4년 군 중장급 승진 인사검증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검증보고서' 내용 중 '알자회 골수 조현천' 등 안좋은 내용의 삭제를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의 도움으로 기무사령관에 임명된 조현천 중장은 군 내 정보를 추 전 국장에게 제공했고 추 전 국장은 이를 보고서 형태로 우병우 민정수석 및 안봉근 비서관 등에게 넘겨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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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최순실씨는 추 전 국장을 통해 2015년 상반기 군 인사시 육군 소장 J씨의 육군중장 승진 인사, 2015년 하반기 군내 유력 경쟁자 관계였던 L(육사 39기), K(육사 39기) 장군의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추 전 국장은 2013년 초 청와대 친ㆍ인척 관리팀장 근무시 주변 인사들에게 "나도 이 정권 출범에 일정 지분이 있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그가 말한 지분이 무엇이고, 이를 둘러싼 불법적 요소는 없었는지가 가려질 지 관심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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