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공행진에도 해외로 빠지는 펀드
올해 국내펀드 4조원 순유입
해외펀드엔 5배 많은 금액 몰려
국내펀드 투자자들 수익 환매
신규 투자는 신흥국 더 선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펀드 투자금은 해외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 기존 국내펀드 투자자들은 모처럼의 수익에 환매에 나섰고 신규 투자자들은 비과세 혜택과 아직 상승 잠재력이 풍부한 신흥국 등에 더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펀드(주식형ㆍ채권형ㆍ혼합형 등 유형별 전체 공모 및 사모)엔 4조1079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해외펀드엔 이보다 약 5배 많은 21조9307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자금 순유입 규모는 국내 펀드가(43조5637억원), 해외펀드(14조1032억원)보다 3배 많았다. 2015년 한해 동안에도 국내펀드(24조1103억원)가 해외펀드(9조3733억원)보다 순유입 규모가 2.5배 많았었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공모형 국내 주식형펀드만 놓고 봐도 차이는 확연하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엔 벌써 5조4979억원이 순유출 된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엔 408억원이 빠져나가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사상 첫 2500돌파를 앞둘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지만 국내펀드는 팔리지 않고 있던 펀드마저 자투리로 전락해 정리 작업이 한창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6년 가까이 긴 박스권에 머물다 최근 상승하자 기존 투자자들이 펀드 처분에 나선 것"이라며 "신규 펀드 투자수요는 국내보다 장점이 많은 해외를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올해 들어 최장기록이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 역시 10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엔 특히 올해 증시가 급상승한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투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펀드 중 인도(3041억원)와 베트남(1750억원) 펀드가 각각 순유입 1, 2위를 기록했다. 두 국가가 국가별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순유입액(5808억원)의 82%를 차지했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중국이 연초 이후 32.18%로 수익률 1위이며 인도(25.49%)와 베트남(16.88%)은 각각 2, 4위를 기록했다. 개별 펀드로는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자]1(주식)C-A'가 연초 이후 64.18%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더욱이 해외 주식형펀드는 올해 말 비과세 혜택의 일몰을 앞두고 있어 막판 투자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달에만 3559억원어치가 팔리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706억원이었던 월별 판매액은 7월 1967억원, 8월 217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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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형펀드엔 연초 이후 2조4130억원이 몰렸다.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2465억이 빠져나갔다. 해외 채권형펀드 중에선 특히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에 연초 이후 전체 순유입액의 절반 규모인 1조1044억원이 몰렸다. 이 상품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정상채권과 부실채권의 중간에 위치한 신용등급 BB+ 이하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기업의 부도 위험이 줄자 하이일드채권의 높은 이자율이 투자 매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원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좋았고 비과세 혜택의 마감을 앞두고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위험자산을 회피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하이일드 펀드도 최근 각광받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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