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스트레스로 쓰러진 노조위원장…법원 "업무상 재해"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임금단체협약 조율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로 쓰러진 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국내 대기업 노조위원장이었던 A(56)씨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회사에 입사해 2013년 6월부터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하며 임단협과 노조 내부 의견조율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 2015년 4월 노조 건물 내 화장실에서 쓰러져 사지마비, 거미막하출혈, 고혈압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A씨는 노조전임자로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상병과 업무간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거부했다.
A씨는 임단협 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이 제시한 시한에 대한 압박과 노조 내부 의견 조율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기초질병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차 판사는 A씨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차 판사는 "임단협은 매년 정례적으로 수행되는 업무지만 2015년도에는 종전과 달리 사측에서 요청한 체결시한이 있었고, 통상임금 산입과 임금피크제 도입이라는 큰 쟁점과 이와 관련한 지부간의 입장 차이도 통일되지 않고 있었다"며 "이 무렵 A씨가 받은 스트레스는 통상적인 업무상의 스트레스를 넘는 정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차 판사는 "A씨에게 2개의 동맥류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파열 위험이 높지 않았고 치료를 게을리 하지 않아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혈압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A씨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고혈압 또는 뇌동맥류가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돼 급격하게 악화돼 쓰러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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