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근무·실적압박' 시달리다 숨진 30대 남성…法 "업무상 재해"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홈쇼핑 편성업무를 하며 과도한 실적 압박과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한 3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하태흥 부장판사)는 정모(37)씨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홈쇼핑 회사에서 편성기획과 고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던 정씨는 2013년 12월22일 집에서 잠을 자던 중 갑자기 심장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분만인 오전 3시경 허혈성 심장질환과 심근염으로 사망했다.
정씨는 당시 판매기획팀에서 편성업무를 담당하며 과도한 업무부담과 실적 압박으로 주당 평균 60시간을 근무했고, 직업 특성 상 홈쇼핑 상품기획자들과 잦은 의견충돌을 빚었다. 사망하기 3주 전에는 고객서비스팀으로 부서를 이동해 업무 인계 등을 이유로 일주일 동안 36시간의 초과근무를 했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정씨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인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이 자연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씨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던 중 사망 3개월 전부터는 직장상사가 휴직해 판매전략을 수정하는 일을 하는 등 업무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소속 부서를 옮긴 후에는 업무 인계를 위해 초과근무를 했고 적응과정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정씨가 사망하기 직전 회사 워크숍 등으로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정씨의 사망 직전일은 휴일이었지만 소속팀의 워크숍에 찹가해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에 참석했고, 이를 위해 안산시에 있는 대부도와 서울을 왕복 운전했다"며 "서울로 돌아온 후에도 직장 상사의 빙부상 조문을 가는 등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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