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당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직결…KPI 수정해야"
[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은행권의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이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됐다. KPI 항목이 단기 실적과 성과를 중심으로 구성된 탓에 은행들간의 과당 경쟁이 촉발돼 금융 소비자들의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통한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 토론회'에서 송원섭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100~180% 달성이라는 과도한 목표를 두고 상대평가를 실시해 사업부와 영업점별 줄 세우기가 일상화 됐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주회사체제 하에서 판매 금융상품이 증가하면서 KPI 항목도 100여개에 달하게 됐다"며 "은행권의 과당경쟁은 오히려 해당 상품 권유 고객들에게는 불리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불완전 판매, 불건전 영업 등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경제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4개 은행지부 7만4206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원의 87%는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의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품 강매 경험률은 75%, KPI평가 점수가 높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59%나 됐다.
이에 KPI 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됐다. 유주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총장은 "현행 KPI 평가 방식을 전면 폐지하고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중심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단기 실적중심 경영평가 지양하고 공공성, 소비자보호항목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3년 이상 장기 실적 평가제로 개선 ▲입찰 경쟁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 ▲은행별 실적 순위·판매량 등 공개 금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윤상기 금융위원회 현장점검팀장(과장)은 "금융회사는 사적 주체이기에 제재하기엔 쉽진 않다"면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인 틀을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 좌장은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