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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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다음달 중순부터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부회장 측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항소심 재판에서 펼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이 부회장 측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5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피해 변제 의지를 피력해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특검팀은 KEB하나은행의 독일 삼성법인계좌가 사실상 최순실씨를 지원하기 위한 '대포통장'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재산국외도피 금액을 50억원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법정하한 형량을 10년으로 올려 재판부의 작량감경이 있더라도 집행유예가 선고되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과 이 부회장 측은 1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1심에서 횡령액으로 규정된 약 80억원을 피해변제공탁하고 이를 토대로 집행유예 선고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체 무죄를 주장하되, '설령 유죄 판단이 나오더라도 피해액을 보전했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점'을 내세워 불구속재판을 받으며 경영활동에 임하게 해달라는 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선 1심 변론 과정에서 이미 이런 방안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 방법을 섣불리 사용하면 주요 혐의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고 아직 범죄액이 특정되지 않았으니 1심 결과를 보고 항소심에서 고려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변론전략 수정을 위해 송우철 책임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등 변호인단 일부를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특검팀은 1심이 무죄로 본 미르ㆍK스포츠재단 뇌물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을 이끌어내고 뇌물ㆍ재산국외도피ㆍ횡령 등 범죄액을 높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1심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액 등 약 89억원을 뇌물로 인정했으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봤고, 이에 따라 특검팀이 이 부회장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한 433억 가운데 20% 남짓만 뇌물로 인정됐다.


특검팀은 재단 출연과 관련해 삼성을 피해자로 판단한 1심 판결을 두고 특히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이 미르재단에 125억원 가량을 송금한 2015년 11월 당시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출연금 역시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는 주장을 펼 것이란 관측이다.


1심의 형량이 너무 낮다고 보는 쪽은 재산국외도피 액수에 주목한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정유라씨 지원을 위해 독일 KEB하나은행으로 보낸 42억원에 대해 "예금거래 신고서 제출 당시 최씨에게 증여할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했다.


이에 따라 재산국외도피 범죄액은 37억원만 인정돼, 50억 이상일 경우 적용되는 '징역 10년 이상'이 아니라 '징역 5년 이상'으로 법정형이 줄었다. 이 부분이 모두 인정되면 재판부의 '작량감경'과 무관하게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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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특검팀은 KEB하나은행의 삼성 계좌가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기 위한 사실상의 '대포통장'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계좌는 오로지 '뇌물 제공용'이었을 뿐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도 않았고 사용할 목적도 없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승마지원 요구를 받기 전까지 삼성의 독일 주거래 은행이 시티은행이었고, KEB하나은행 계좌는 최씨 측근인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관리했다는 점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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