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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시중 계란 못 믿어"…소규모 친환경 농장서 4배값 주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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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가 급감·대형마트 할인 행렬에도 수요 회복 요원
소비자들 "시골에 직접 가서 사자"…비싸도 없어서 못 팔아


친환경 농가에서 키우는 산란계.(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친환경 농가에서 키우는 산란계.(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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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요즘 '에그포비아(계란과 공포증의 합성어)' 속 일반 유통업체의 계란 매대에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대신 소규모 양계 농가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어났다. 주로 대형 양계 농가로부터 납품 받는 대형마트ㆍ재래시장 등의 계란은 못 믿겠단 것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 전수조사 결과 발표 이후 '문제 없는' 계란만 판매함에도 소비자들은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업계 1위 이마트에서 계란 판매 재개일인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계란 매출은 2주 전(8월2~9일) 대비 42.5% 급감했다. 롯데마트의 17일부터 23일까지 계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0% 줄었다.

수요 감소에 산지가는 급감세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데이터를 보면 지난 14일 1781원이었던 특란 10개 산지 가격은 사태 발생 뒤인 18일 1727원, 21일 1698원, 22일 1561원, 23일 1541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모두 제품 판매가까지 내렸지만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전국 재래시장 계란 가게에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양계 농가, 중간 상인들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도 계란이 안 팔리니 농민, 중간 상인 등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어떻게든 쌓여가는 재고를 처분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게란(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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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들에게 1순위 고려 대상은 가격이 아니라 안전성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재래시장 등을 외면한 채 시골 소규모 농장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토종닭·오골계 20마리 정도를 방목사육하는 A씨는 요즘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에게 계란을 1개 700원에 팔고 있다. 일반 산지가보다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A씨 농장 계란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A씨는 "사람들이 여기 산골짜기까지 계란을 사러 이틀에서 사흘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며 "진짜 친환경이란 게 눈으로 확인되니 계란에 닭똥이 묻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사간다"고 전했다. 전라남도 보성에 사는 농민 B씨는 "재미로 20마리 정도 닭을 키우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도시 사람들이 와서 계란을 팔라고 하더라"며 "시세를 잘 모르는데, 일단 개당 500원씩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규모 농가에도 개별 소비자들의 거래·택배 요청이 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상 '시골에서 산란계를 직접 키워 계란을 얻는다'는 글에는 순식간에 관심을 표하는 댓글들이 달린다. 한 네티즌은 "살충제 파동을 지켜보고 아예 사료도 안 먹이는 친환경 양계 농가를 수소문했다가 결국 못 찾았다"며 "관심 많으니 꼭 연락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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