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시골에 직접 가서 사자"…비싸도 없어서 못 팔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요즘 '에그포비아(계란과 공포증의 합성어)' 속 일반 유통업체의 계란 매대에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대신 소규모 양계 농가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어났다. 주로 대형 양계 농가로부터 납품 받는 대형마트ㆍ재래시장 등의 계란은 못 믿겠단 것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 전수조사 결과 발표 이후 '문제 없는' 계란만 판매함에도 소비자들은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수요 감소에 산지가는 급감세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데이터를 보면 지난 14일 1781원이었던 특란 10개 산지 가격은 사태 발생 뒤인 18일 1727원, 21일 1698원, 22일 1561원, 23일 1541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모두 제품 판매가까지 내렸지만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전국 재래시장 계란 가게에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양계 농가, 중간 상인들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도 계란이 안 팔리니 농민, 중간 상인 등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어떻게든 쌓여가는 재고를 처분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1순위 고려 대상은 가격이 아니라 안전성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재래시장 등을 외면한 채 시골 소규모 농장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다른 소규모 농가에도 개별 소비자들의 거래·택배 요청이 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상 '시골에서 산란계를 직접 키워 계란을 얻는다'는 글에는 순식간에 관심을 표하는 댓글들이 달린다. 한 네티즌은 "살충제 파동을 지켜보고 아예 사료도 안 먹이는 친환경 양계 농가를 수소문했다가 결국 못 찾았다"며 "관심 많으니 꼭 연락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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