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소매가, 공급·수요 동시 감소에 향방 불투명
제빵·제과업계 판매가 상승 부채질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빵, 과자 등 다른 먹거리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빵집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빵, 과자 등 다른 먹거리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빵집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살충제 파동으로 인해 계란은 물론 빵·과자 등 제품 가격까지 들썩일 조짐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 또 다시 닥친 먹거리 불안에 서민들은 아무 잘못 없이 심리·경제적 피해를 떠안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데이터를 보면 18일 기준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7358원으로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4일 7595원에 비해 3.1%(237원) 떨어졌다. 평년 가격(5554원)보다는 32.5%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 가격(5342원) 대비론 37.7% 비싸졌다.


aT는 지난 15일 사태 발생 후 16, 17일 이틀간은 소매가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취급 중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른 판매 재개 등 시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18일 데이터만으로 향후 소매가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공급과 소비자 수요가 동시에 감소한 상황에서 계란값은 어떤 방향으로 튈지 미지수다.

올해 초 발생했던 고병원성 AI 여파에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 돼 계란 공급 자체는 대폭 줄어 있다. 또 통상 7∼8월에는 더위를 먹은 산란계가 알을 평소보다 적게 낳아 공급량이 원체 적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정부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만 판매되는 점은 공급 감소를 더욱 부채질한다.

지난 16일 농협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계란 매대. 점원이 정부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지난 16일 농협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계란 매대. 점원이 정부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공급만 놓고 보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소비도 함께 줄면서 소매업체들의 계란 판매가는 일단 동결 상태다. 현재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대표 계란 제품(30구) 판매가는 6980원으로 15일 판매 중단 전과 동일하다.


판매 재개가 본격화한 17일 들어 주요 대형마트의 일 평균 계란 매출은 사태 직전보다 40%가량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장들은 계란 매대 옆에 문제 없는 계란이란 설명판을 내걸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란이 좀처럼 팔리지 않자 공급업자들이 가격을 떨어뜨려서라도 제품을 팔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잠시 혼란기를 거친 뒤 수요 회복세와 함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당장은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추석을 앞두고는 1억개 정도의 계란이 필요하므로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떨어지는데 어느 것이 더 크게 감소하는지 하루에 두 번씩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AD

앞서 계란 소매가는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9000원대까지 올랐다. 각종 정책 노력에도 기대만큼 가격 안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계란 값 급등이 제빵·제과업계의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과자와 빵 등을 대량 생산하는 식품업체들의 경우 '액란(계란을 1차로 껍데기에서 깬 형태)'을 72시간 안에 쓰도록 돼 있어 오래된 계란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빵·제과 업계는 당장은 제품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태 향방에 따라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