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딥 체인지 2.0', 김준 조직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 '딥 체인지 2.0' 미래 신사업 개척에 속도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 시행
-차세대 먹거리 중심의 역량 강화…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의 도약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SK이노베이션이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딥 체인지 2.0'을 추진하기 위해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사업연도 중간에 대규모 조직개편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각 사업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최 회장의 딥 체인지 2.0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배터리, 글로벌 선도 초점..배터리-소재 분리 CEO직속으로
배터리사업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기존에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사업을 함께 담당하던 'B&I사업'을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으로 각각 분리해 CEO 직속 사업 조직으로 두고, 각 사업의 경영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배터리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배터리 수주 경쟁력 강화 및 통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배터리사업본부'를 신설해 사업지원, 최적화,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했다. 배터리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배터리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핵심기술 개발부서 등을 신설했다. 이는 향후 배터리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분리막 설비 2개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2개라인이 가동되면 현재 케파(생산능력) 대비 50%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충북 청주와 증평공장에 총 9기의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증설이 마무리되면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순수 전기차 100만여대에 장착할 수 있는 연간 총 3억3000만㎡로 확대된다. 분리막은 전기차와 스마트폰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놓여 폭발이나 불이 붙는 이상 작동을 막는 핵심소재다.
◆화학은 차세대성장동력으로. 자동차와 포장재 집중
화학사업은 차세대 성장주력 분야로 선정한 자동차와 포장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 기존의 포괄적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던 부서들을 '자동차사업부', '포장재사업부'로 구체화해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중심 사업구조 구축을 가속화한다.
최 회장은 2015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 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을 강조해왔다. SK이노베이션이 기존 정유중심에서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등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게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월19일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들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산이 큰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유 인프라를 기본으로 하는 '함께하는 딥체인지 2.0'을 제시한 바 있다.
김준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은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 하는 것' 즉, 배터리와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집중하는 '딥 체인지 2.0'의 스피드를 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초원에서 펼쳐지는 경영 전쟁에서 승리해 글로벌 에너지ㆍ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2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조1195억원 대비 62.4% 감소했다. 매출액은 10조56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조2802억원보다 2.7%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21조9481억원과 영업이익 1조4255억원을 거뒀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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