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등급 1년새 103만명 늘어…고신용 다중채무자 동반상승
채무상환 능력 변별력 떨어져
연체율 감소는 저금리 착시…금리상승기 땐 리스크 노출


4명 중 1명 '1등급'…신용등급 인플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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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가 최근 1년동안 103만명 늘어났다. 반면 7~10등급 저(低)신용자는 약 32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고신용자들이 남발되는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결과다. 하지만 이같은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은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 급증으로 차입자 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개인 신용등급 변별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1~3등급이 전 국민의 절반(?) = 24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만 18세 이상 개인신용평가 대상자(4491만9000명) 중 신용등급 1등급은 1075만명(23.9%)이다. 국민 4명중 1명은 신용등급 1등급이라는 의미다.

전체 등급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분포해있는 것도 1등급이다. 1등급 신용자는 1년 전(988만명)에 비해서 87만5000명이나 늘었다. 1~3등급도 6월말 기준 2200만명(49%)으로 집계됐다. 1~3등급 역시 1년전보다 103만8000명 증가했다.


이와 달리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7~10등급은 모두 426만5000명으로 전체의 9%에 불과했다. 불과 1년전과 비교하면 32만명이 감소했다.


4~6등급 중신용자도 마찬가지다. 6월 기준 1863만여명으로 1년새 23만3000명이나 줄었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전반적인 등급향상이 최근들어 일어나고 있다"면서 "연체율이 낮아지고 보증제도 등이 사라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은 돈을 빌리고서 제 때에 갚을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평가한 수치다. 신용등급이 낮아질수록 대출이자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대출 가능성도 줄어들고, 카드발급 자체를 거절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지나치게 상향 조정된다면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져 대출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등급만 믿고 무분별하게 대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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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 '다중채무자' 상승 추세 = 실제로 최근 여러 개의 대출상품을 이용해 빚을 늘리는 신용등급 1~3등급 고신용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박찬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신용등급별 다중채무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신용등급 1~3등급 다중채무자 규모는 75만명으로 2012년에 비해 53%나 늘어났다.


이들의 채무액도 75% 넘게 폭증한 158조1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용등급 7~10등급 다중채무자는 11만명 감소하고 채무액도 15조원 감소했다. 은행 등 금융권이 안전한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늘려온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창구에서 고신용자 대출 몰아주기 현상이 있다"며 "이과정에서 고신용자 상당수가 다중채무자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착시로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주의 = 문제는 이처럼 전반적인 신용등급이 오르면서 대출이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규모는 135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대비 17조1000억원(1.3%), 전년동기대비 136조원(11.1%) 각각 늘었다.


일각에선 '부채의 질'이 좋아졌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상향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돈을 많이 빌려도 연체없이 꼬박꼬박 갚는 사람이 늘고 신용도를 잘 지키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체율 감소 자체가 '저금리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 연체율이 떨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3년 말 0.63%에서 올 5월말 0.30%로 하락했다. 통신요금, 공공요금을 성실히 납부하면 신용등급이 오르도록 해주는 등 금융당국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한 것도 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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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리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신용 거품에 편승해 대출을 쉽게 받은 고신용자들이 부채상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도 낮고 고신용자들의 한도가 높아지면서 대출한도 역시 끝없이 늘고 있다"며 "한계까지 대출이 이뤄진 뒤 갑작스럽게 금리가 인상될 경우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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