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리는 물가]불볕더위 속 서민 지갑은 '얼음'…식품 가격 '高高'
AI·날씨 여파에 다시 비싸지는 농·축·수산물
신선식품, 전체 소비자물가 끌어올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먹거리 물가가 지치지도 않고 오른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소비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현재까진 식품 등 소비자물가가 뛰며 서민 부담만 더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가뭄·무더위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밥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상추·돼지고기 등 여름 휴가철 인기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적상추 100g 상품 소매가는 1607원으로 1달 전(670원)보다 139.9% 뛰었다. 평년가(1019원)보다도 57.7% 높다.
적상추를 비롯한 엽채류(葉菜類)는 최근 가격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시금치 1kg 상품 상품 소매가는 8094원으로 1개월 전과 평년 대비 각각 91.9%, 32.6% 비싸다. 배추 소매가 역시 4217원으로 87.1%, 50% 높다. 이달 들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적상추 4㎏ 상품 한 상자의 월평균 도매가는 2만7239원으로 지난달 평균인 1만195원보다 167% 급등했다. 시금치 4㎏ 상품 한 상자도 지난달보다 95.8% 오른 1만76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추는 10㎏ 상품 한 망에 5589원으로 전월 대비 61.6% 상승했다.
엽채류는 다른 작물에 비해 강우량이나 일조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수확에서 유통에 이르는 작업 여건이 악화될 뿐 아니라 병충해 노출 위험까지 커지면서 시세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저온성 작물인 상추는 가뜩이나 여름철 수확량이 줄어든 가운데 폭염 ·장마 연타를 맞으며 여름 피서객들 부담을 키운다.
상추와 찰떡궁합인 돼지고기 삼겹살도 수요가 늘면서 비싸졌다. 21일 삼겹살(100g 중품·2397원) 가격은 한 달 전과 평년보다 각각 4.8%, 14.3% 높다. 가장 비싼 소매업체 가격은 100g 2910원으로 3000원에 육박한다. 목살(100g 중품 ·2362원)도 한 달 전(2290원)보다 3.2% 비싸다.
21일 기준 갓(1kg 상품) 가격은 3800원으로 평년과 1년 전 대비 각각 119.5%, 101.6% 급등했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양파(1kg 상품·1936원)는 1년 전보다 29% 올랐다. 평년 가격보다는 16.8% 높다. 평년보다 마늘(깐마늘 1㎏ 상품·9533원)은 14.9%, 풋고추(100g 상품·1042원)는 21%, 당근(1kg 상품·3210원)은 10.1% 비싸다. 수미 감자 100g 상품 소매가는 267원으로 평년보다 19.7% 높다.
달걀 가격은 지난달 3일 제주 등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사례가 나타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1일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785원으로 평년 가격(5482원) 대비 42% 높다. 1년 전(5220원)보다는 49.2% 비싸다. 한우 등심(100g 1등급·7876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17.3%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096원)는 16.3% 비싸다. 냉동 물오징어(중품) 1마리 소매 가격은 3225원으로 평년가(2064원)보다 56.2% 비싸다. 1년 전(2096원)보다는 53.8% 올랐다.
이 밖에 외식 메뉴와 라면, 음료,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월 2.0%, 2월 1.9%, 3월 2.2%, 4월 1.9%, 5월 2.0%에 이어 지난달까지 2% 안팎의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은 신선식품이 주도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0.5%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7.6% 올라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 1월 8.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농산물은 7.0%, 축산물은 8.6%, 수산물은 7.8% 올랐다. 달걀이 69.3%, 오징어가 62.6%, 감자가 35.6%, 토마토가 29.3%, 수박이 27.3% 각각 상승했다.
식품 물가는 서민 경제와 직결된다. 밥상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실제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정애(52·여)씨는 "간만에 소고기를 구워 먹으려 했는데 가격이 비싸 그냥 닭고기만 좀 사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친구들과 여름 휴가를 다녀온 최성제(32·남)씨는 "삼겹살, 상추 등이 너무 비싸 넉넉하게 사지 못했다"면서 "펜션에서 친구들끼리 서로 '이거 금(金)겹살이니 아껴 먹어라'고 눈치 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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