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공 10 늘공 5' 文정부 첫 경제팀, 순항할까?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경제팀에 대학 교수들과 정치인들이 대거 입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관료들이 내각에 포함됐지만 경제팀이 대부분 친문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이들이 일방통행식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관료들과의 내부 갈등이나 사회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료들이 장관 인선 과정에서 배제되면서 공무원사회의 사기 저하도 감지된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경제라인 핵심은 P.B.C(professor·politician bureaucrat cabinet)로 요약된다. 교수(professor)와 정치인(politician), 관료(bureaucrat)가 내각의 3대 축을 형성했다는 의미다.

경제팀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료로 잔뼈가 굵었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한승희 국세청장 등이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이다.


학계에서 발탁된 인물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소득주도성장,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탈(脫)원전 등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인 중에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내각에 들어왔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관료와 정치인 경력을 모두 가진 인물이다.

'어공 10 늘공 5' 文정부 첫 경제팀, 순항할까? 원본보기 아이콘

전반적으로는 관료, 교수, 정치인 등이 골고루 분포되며 삼각체제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정부까지 경제관료가 경제팀의 핵심 자리를 대부분 장악한 것과는 사뭇 다른 구도다. 기재부와 금융위를 제외하면 경제팀 모든 부처 장관을 외부인에게 내줬다. '늘공(늘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비율은 이용섭 부위원장을 제외하더라도 5대 10이다.


경제팀을 외부 인사들이 장악하면서 관료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경제팀 수장이 김 부총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음에도 주요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경제보좌관 등의 입김이 막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기주장이 강한 학자 출신들이 증세, 재벌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경우 경제팀 내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하나의 정책 목표만 바라보고 밀어부칠 경우 사회갈등이 커질 수 있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가동중단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취임 직후 "경제팀은 한 팀"이라며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히 서로 논의하고 토론하고, 치열한 논쟁까지 벌일 것"이라며 "그렇지만 결정이 되면 한 팀으로 움직일 것이고, 각 부처와 팀 구성원에 계신 장들께 권한을 주고 함께 할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AD

관료사회의 사기저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승진만 바라보며 평생을 일하는 공무원들이 장관 및 주요 보직을 외부 인사들에게 뺏기는 듯한 모습을 바라보면 의욕이 꺾일 수 밖에 없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급 인사는 "장·차관이 되겠다는 목표로 일해왔는데 이번에 공무원 선배들이 줄줄이 배제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며 "젊은 사무관 때부터 자기관리를 하며 일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의 꿈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