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cene One Story] 미드나잇 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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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한 순간에 영화에 사로잡혀 버린다. 감독들은 충격적인 장면이나 강렬한 대사, 반복되는 시퀀스 등을 사용해 관객을 포박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같은 감독은 일단 관객을 움켜쥐면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영화 '싸이코'의 샤워부스 살인 장면을 한 번 보면 결코 뇌리에서 지워낼 수 없다.


 영화를 장면의 예술이라고 한다면 배경은 미학적 알리바이가 된다. '영원의 도시'가 아니라면 어디서 '로마의 휴일'을 찍을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파리에서 찍은 영화'라고 하면 우리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의 가능성이 스쳐간다. '개선문',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카사블랑카', '아멜리에', '퐁네프의 연인들'…. 로마가 그러하듯 파리는 스폰지와 같은 매력으로 인간의 영혼을 빨아들인다.

 우디 앨런도 파리를 사랑한 감독이다. 그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뉴욕 사람이지만 유럽의 고도(古都)를 사랑해서 로마와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몇 편 찍었다. '로마 위드 러브',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맨스와 코미디를 버무리고 페이스소를 곁들인 그의 영화는 곧 인생이 파노라마일 수밖에 없음을 알려준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앨런은 남자주인공 길 펜더(오웬 윌슨)의 입을 빌러 자주 독백한다.


 이 영화는 객석에 불이 꺼지자 마자 관객의 미감(美感)을 사로잡는다. 파리의 풍경이 빠른 호흡으로 스쳐가는 가운데 느긋하면서도 아련하게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시드니 베쳇의 소프라노 색소폰 선율(Si Tu Vois Ma Mere)이 흐른다. 센강과 에펠탑, 몽마르트르와 물랭루즈, 개선문과 샹젤리제, 사크레쾨르와 노틀담, 팡테옹과 루브르, 오후 한 때 쏟아지는 소나기,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건너는 사나이…. 그리고 밤이 내린다.

 베쳇의 연주도 끝났을 때 길, 그러니까 앨런이 말한다. "믿을 수가 없어. 세상에 이런 도시는 다시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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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쳇의 연주와 더불어 파리의 풍경이 흘러가고 길이 감탄하는 이 장면까지, 당신도 볼 수 있다. 유튜브를 열어 검색창에 영화 제목을 입력하고 거기 'intro'를 추가하면 된다. 짧은 버전은 3분11초, 긴 버전은 4분10초. 나른한 오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모니터를 열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급적 빨리 보시길.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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