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에…아웃도어업계, 가을 물량 줄인다
K2, 올 가을 물량 전년비 30% 축소…겨울 다운판매 주력
블랙야크, 헤비다운 줄이고 경량 늘리고…물량 비중 6대4
아이더ㆍ코오롱도 마찬가지…이상기온현상에 능동 대처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아웃도어업계가 가을 물량 줄이기에 나섰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을이 짧아진데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가 모호해진 이유에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올해 가을 물량 규모를 전년비 30% 가량 줄였다. 짧아진 가을 대신 '대목'인 겨울 다운 제품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 K2 관계자는 "올 겨울 추위가 예상되는데다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안에 입는 옷보다 추위를 피할수 있는 두툼한 아우터 하나를 구매하려는 성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다운 물량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대신 스타일수는 소폭 줄여 주력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헤비 다운은 스테디셀러인 야상 다운 외에도 작년에 인기가 높았던 벤치파카 다운 물량을 늘려 출시할 계획이다. 경량과 헤비 다운의 비율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인 3대7이다. 향후에도 변화된 기후현상에 맞춰 계절별로 물량을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차장은 "여름이 길어진 만큼 가을이 점차 짧아지고 있어 가을 ㆍ겨울 제품 물량을 배분했다"며 "봄이나 가을 등 상대적으로 짧아진 계절 제품군은 물량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다운 비중을 작년 수준과 동일하게 생산할 계획이지만 다운 내 경량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절기의 구분없이 따뜻한 기온 덕에 활용도가 높은 경량 패딩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랙야크볼패딩 등을 활용한 경량패딩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블랙야크는 올해 경량패딩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반면 헤비다운 비중은 낮추기로 했다. 2015년 90%를 차지하던 헤비다운 비중은 지난해 70%, 올해 60%로 낮춰 잡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소재에 따라 가을 상품을 두 그룹으로 나눠 전개할 계획이다. 가을 메인 상품 입고 전에는 여름 제품 두께의 얇은 소재에 가을시즌의 새로운 컬러와 테마를 적용한 프리-가을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간절기 대응 상품도 내놓을 방침이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겨울 상품의 경우 경량 패딩과 경량 다운의 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더도 올 가을 물량을 작년보다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아이더 관계자는 "여름, 겨울이 길어진 날씨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봄ㆍ여름, 가을ㆍ겨울로 나눠 물량을 생산하다보니 봄, 가을 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기온현상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42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던 2015년 12월 롯데백화점의 아웃도어와 모피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4%, 8.8% 감소했다. 겨울 한파는 이듬해 1월께 뒤늦게 찾아왔다. 연중 계속되는 고온현상이 겨울 장사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후에도 이상기온현상은 계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5~2016년 12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월평균 기온도 영하 3~4도에 머물렀다. 2014년 대비 2~3도 가량 따뜻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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