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정석③]세상을 아름답게…당신은 '착한소비자' 입니까
이왕 지출하는 돈, 뜻있게 사용하고 싶다는 소비자 늘어
기업들 '착한 마케팅' 내세워 사회적 책임도 하고 이미지도 쌓고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퇴근길에 뚜레쥬에 들린 직장인 이수아(가양동·35)씨. 오늘도 매장 직원에게 '착한빵'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 이번에 구매한 제품은 '우리쌀로 만든 쑥떡브레드'와 '고소한 인절미 스틱' 등 2종이다. 이 제품은 뚜레쥬르가 경기도 이천쌀을 활용해 출시한 여섯 번째 '착한빵' 시리즈 제품이다.
뚜레쥬르의 '착한빵 캠페인'은 고객·가맹점·가맹본부가 동참하는 기부연계형 나눔캠페인이다. 뚜레쥬르는 착한빵이 2개 팔릴 때마다 1개씩 적립되는 나눔빵(단팥빵· 소보루빵)을 전국 163개의 '나눔 실천 매장'을 통해 아동복지시설 등에 기부하고 있다.
착한빵 신제품의 주재료로 쓰인 쌀은 경기도 이천 지역 특산물로, 우리 작물 알리기와 제품개발을 통한 농가판로 확보 등 CJ푸드빌의 농가상생 의지를 담고 있다. 이씨는 "헬조선에서 사는 우리는 모두가 힘들고 삶이 팍팍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보니 이왕 지출해야 하는 돈이고, 살기 위해 사야 한다면 착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고 착한 소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헬조선. 팍팍한 삶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지옥 같은 한국사회'라는 뜻으로 만든 신조어다. 헬조선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착한 소비'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다.
착한 소비란 지구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구매활동이나 소비자가 지불하는 제품가격의 일부를 소외 계층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공정 소비' 또는 '지속 가능한 소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상을 아름다고 살맛 나는 곳으로 바꾸려는 세대들의 첫 걸음마인셈이다. 착한 소비를 시작한 이들은 착한 소비 전파에 힘쓰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착한 소비가 절실하다는 것. 환경과 미래, 나눔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도 이 같은 소비 트렌드를 바짝 쫒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 추구도 할 수 있고 나눔 활동도 펼칠 수 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마케팅의 한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뚜레쥬르는 2014년 9월 착한빵을 론칭했다. 이후 하동 녹차, 해남 감자, 고창 흑보리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12종의 착한빵 제품을 개발해왔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을 '착한빵 나눔데이'로 지정해 CJ푸드빌 전 임직원들이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함께 나눔빵을 직접 전달한다. 5월 기준 기부한 나눔빵은 총 55만 8000여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우리농산물로 맛있는 빵을 활발히 개발해 업계 좋은 사례로 평가 받고 있는 착한빵 캠페인을 앞으로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희망나눔세트'를 판매할 때마다 600원씩 적립해 소외 계층 아이들의 복지와 의료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소아암 불우 환아를 위한 '희망나눔기금' 1억원을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했다. 교촌치킨도 2014년부터 원자재 출고량 1kg당 20원씩 모아서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으로도 불리운다.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거나 소비자의 이벤트 참여 등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과거 기업들의 일방적인 기부 활동과 달리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결국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코트라(KOTRA)는 코즈 마케팅을 '소비자 지갑을 여는 착한 방법'이라며 전 세계 최신 트렌드 중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에서는 최근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돕는 도네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란 캠페인명 아래 유명 인사와 아티스트들이 협업해 만든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을 시각장애 아동들의 수술 비용에 쓰일 후원금으로 내놓는다.
휠라코리아의 '휠라 키즈'에서도 최근 사단법인 한국자폐인사랑협회와 '휠라 키즈와 함께하는 파란 캠페인'을 기획해 캠페인용 슈즈 '그랑프리'를 선보였다.
불필요한 소비를 막는 착한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를 위해 공정무역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소비를 막기 위해 '오래 입은 옷' 고쳐 입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옷을 가져오면 다른 브랜드 옷까지 포함해 최대 2벌을 수선해준다. 사료를 강제로 먹이거나 살아있는 상태에서 털을 뽑은 거위나 오리는 사용하지 않고, 매년 매출의 1% 또는 수익의 10% 중 더 많은 금액을 비영리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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