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갑용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교수

양갑용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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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선이 마무리되면서 리더십 부재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됐다. 리더십 부재 기간 한반도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 상황이 반복됐다. 강대강(强對强) 국면이 조성되기도 하고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공공연히 회자되기도 했다. 리더십 부재 기간 북핵 문제 외에도 사드, 자유무역협정(FTA), 소녀상, 경제 보복 등 여러 난제들이 놓여 있었다.


리더십 부재는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목소리를 잘 낼 수 없었기에 양자, 다자 협상 등 다양한 협력 기제를 원활하게 작동시킬 수도 없었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했다. 하지만 이런 난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문제 해결 공간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힘 있게 내보낼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분명하다.

북핵문제를 포함해 동북아 정치 지형이 매우 빠르고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리더십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동북아 및 국제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패턴과 다른 몇 가지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요구된다. 문제 해결 중심 세력으로 우리의 정치적 지위와 위상을 높여야 한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에서 우리의 전략적 공간을 넓혀 나가야 한다. '코리아 패싱'이 구조화되지 않도록 미국과 중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낼 우리의 논리를 매우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한미, 한중 양자 회담 재개와 함께 한미중 3자회담의 추진도 필요하다. 양국 정상 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교류가 협력의 물꼬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심화와 함께 남북관계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코리아 패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반도 평화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 북핵 문제로 야기된 긴장과 대립 국면을 우리 주도의 남북 대화를 통해서도 완화해 나갈 수 있다는 설득 논리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셋째, 강대국 틈바구니 외교 국면을 벗어나 강소국(强小國) 혹은 중견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국 외교의 중장기 방향 정립이 필요하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중관계 개선은 바로 강소국과 중견국으로 가기 위한 선결 요건이다. 한국 외교가 나아갈 새로운 판을 만드는 일에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집단 지성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넷째, 우리나라가 피동적이고 수동적인 위치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위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변국에 대한 매우 치밀하고 정교하며 체계적인 정보 수집 및 분석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상대국 리더십과 정치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주변국 조사, 연구에 대한 전문 기관의 설립 및 역량 강화가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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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으로 '한국호'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제거가 바로 문제 해결의 답은 아니다. 다시 출발점에 섰다는 생각으로 '과욕'을 경계하며, 문제의 소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해결의 완급을 조절하는 성찰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컨대 북핵문제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문제 인식'에 동의하고 '해결 방안'에 합의해 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양쪽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집단 지성을 통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 외교의 실사구시적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갑용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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