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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현병은 위험하다?

최종수정 2017.05.13 08:23 기사입력 2017.05.13 08:23

오해로 인한 낙인

[김명식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장] 얼마 전 8살 여아를 살해한 17세 소녀 A양으로 인해 조현병(schizophrenia)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A양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다가 최근 조현병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조현병은 원래 '정신분열병'으로 불렀는데 2011년도에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해소하고자 명칭이 바뀌었다. 조현병은 와해된 언어와 환각, 망상, 긴장된 행동 등이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2개 이상의 증상이 1개월 넘게 지속되면 조현병으로 진단된다.

▲김명식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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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임상심리학자로서 A양은 일반적인 조현병 사례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조현병 환자가 적절히 치료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폭력이나 범죄행위가 나타나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의 폭력적 행동은 과거의 폭력 노출 경험, 마약이나 알코올 같은 약물중독, 정신과적 약물치료의 부재로 인한 심한 망상과 환각 등이 있을 때만 극히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또 폭력 행동이 24시간 동안 똑같은 상태와 강도로 유지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아무런 스트레스 자극이나 조건이 없는데 폭력성이 무분별하게 나타나진 않는다.
미국의 경우 과거에는 조현병이 범죄와 관계 깊다고 여겨졌다. 2000년대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조현병 증상이 범죄와 직접 관련된다는 증거가 빈약했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즉 조현병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위험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부정확한 오해에 기초한 일종의 낙인이라 할 수 있다.

A양의 진술, 즉 '기억이 안 난다', '집에 있던 태블릿 PC 선을 사용했다' 등을 고려할 때 망상 등 조현병 범주 장애라기보다는 다중인격 등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나 경계성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또는 이 둘이 동시에 존재하는 나타나는 공존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조현병이 치명적으로 위험해 사회로부터 격리기 필요하다면 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 이 질환을 앓는 대부분의 정신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며 생활하는 것일까? 실제로 2010~2011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경우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의 71.8%가 집에서 살았다.
또 주립 정신병원에 격리돼 있는 정신장애인의 수는 인구 1000명 당 0.25명에 불과하다. 한때 정신 장애인을 시설에 수용해왔던 영국도 1960년대 이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사회복귀시설 '베델의 집' 사례를 보면 조현병을 가진 정신 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일반인과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스칸디나비아 등에서도 정신장애인의 상당수는 집에 거주하며 치료를 받는다.

조현병은 위험한 질병이 아니다. 적절한 정신과 치료와 심리사회적 재활훈련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이들이 '낙인'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포용해야 한다. 김명식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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