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닭값]9년만에 인상 현실화…치킨가격, 도미노 인상 임박
AI 여파보다 임대료, 인건비 등 인상요인 2년여전부터 산재
소비자 가격저항 워낙 높아 신제품 출시에만 의존했지만
BBQ 가격 인상시 후발업체들 줄줄이 도미노 인상 예고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그동안 누가 먼저 올리느냐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빅5 업체 중 한 곳이 올리게 되면 나머지 업체들은 봇물 터지듯이 줄줄이 올리게 될 겁니다."
국내 대형치킨업체 한 관계자는 "가격인상을 할 만한 개연성은 충분히 갖춰져있기는 하지만 치킨은 가격저항이 워낙 높아 신메뉴 출시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에 이어 닭고기값까지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치킨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국내 치킨업체 1위 브랜드인 BBQ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께 후라이드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인상을 실현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치킨값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는 일반 후라이드 치킨인 '황금올리브치킨'을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 안팎으로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BBQ를 비롯한 bhc, 네네치킨 등 국내 대형 치킨업체들은 본사보다 가맹점주들이 먼저 가격인상을 요구해왔다.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대행료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이익률은 줄어들고 있는데다 최근 AI사태로 매출이 10% 가량씩 꺾였고 식재료값까지 올라 점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표메뉴인 후라이드치킨의 경우 9년째 동결이라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에 BBQ는 지난달까지만해도 가격 인상 계획과 관련해 '검토 중이나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에서 최근 치킨 가격 현실화로 방향을 틀었다.
BBQ관계자는 "가격인상 검토는 작년부터도 계속 해왔다"며 "지금 당장은 가격저항이 심해 시기상조로 보고 있지만 이르면 이달말에서 4월께에는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는 2009년 후라이드 가격을 1만6000원으로 올린 이후 9년째 이 가격이다. 2012년 일부 제품을 1000원 인상한 적은 있지만 이는 2011년 소비자 부담 감소를 위해 1000원씩 일시적으로 내렸다가 다시 올린 것으로, 대표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 가격은 여전히 1만6000원이다.
bhc는 BBQ로부터 분리돼 독자경영을 한 2013년 이전부터 후라이드 가격이 1만5000원이며 교촌치킨 역시 대표메뉴인 간장치킨 오리지널을 2012년 1만5000원으로 인상한 이후 6년째 동일하다. 굽네치킨과 네네치킨도 5년째 같은 가격이다.
치킨업체들은 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치킨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그동안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커 고심만 해왔다. 이에 대형업체들 중 어느 한 곳이 먼저 가격인상 테이프를 끊는 순간, 그동안 쌓여왔던 가격인상 요인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업체 관계자는 "가격인상이라는 표현보다 '가격 현실화'로 보는 게 맞다"며 "수년간 고객들의 가격저항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더이상 물가상승률 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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