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92조9000억원으로 시행 2년 반 만에 줄어…시중銀 "양적 경쟁만 부추겨 취지 무색"

(자료출처 : 전국은행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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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은행권 '기술신용대출(기술금융)' 잔액이 지난해 12월 시행 2년 반 만에 첫 감소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표류하면서 박근혜 정권 대표 금융 과제였던 '창조금융'도 급격히 동력을 잃는 모습이다.


8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특수ㆍ시중ㆍ지방은행) 기술금융 잔액은 92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달보다 1조6000억원 줄었다. 월별 잔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은행 별로 살펴보면, 특수은행의 경우 기술금융 절대 규모가 가장 큰 IBK기업은행이 1640억원 줄어든 것을 비롯해 NH농협ㆍ산업ㆍ수출입은행 등도 일제히 줄었다. Sh수협은행이 유일하게 증가했으나 늘어난 금액은 636억원으로 소폭에 그쳤다.


시중은행은 외국계은행을 포함 6곳이 모조리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한 달새 7435억원이 줄어 전체 은행권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이 4610억원 줄어 그 뒤를 기록했고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각각 1348억원과 316억원 감소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대출을 받아간 뒤 1년 이상 경과한 기업이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을 통한 기술 재평가를 받지 않아 당국이 인정하는 실적에서 제외된 경우다. 재평가를 받지 않아도 대출 상환 혹은 금리 불이익 등 패널티가 없어 기업들이 관련 비용 등의 문제로 재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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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를 맞아 상환이 이뤄진 '연말 효과'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술금융 도입 3년차를 맞으면서 실질 수요가 꺾인 영향도 있다. 그러나 핵심 요인은 결국 정권 혼란기를 맞은 가운데 금융 당국의 힘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될 시기가 왔는데도 당국이 '양적 경쟁'만 부추기고 있어 기술금융 취지가 점점 더 무색해지는 상황"이라며 "반기말 혹은 연말 실적을 무조건 채우느라 영업점 피로도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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