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검찰,법원) 대치동(특검) 재동(헌재) 3洞에 발묶인 재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7월 4일 서울 신라호텔에 마련된 삼성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안내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의 출금조치로 지난해 12월부터 해외현장 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3월 보아오포럼 참석과 현지에서 시진핑 주석 등과의 교류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7월 4일 서울 신라호텔에 마련된 삼성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안내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의 출금조치로 지난해 12월부터 해외현장 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3월 보아오포럼 참석과 현지에서 시진핑 주석 등과의 교류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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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오른손엔 스마트폰, 왼손엔 낡은 여행가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외출장을 가거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올 때 공항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공개된 일정 외에도 비공개로 한 달에 수차례에 걸쳐 국내외 사업장을 돌고 해외 주요 인사들과 교류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전장기업 하만 인수 같은 굵직한 비즈니스가 탄생한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방문 이후 멈춰섰다. 특검이 12월 중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3개월 가까이 '경영 마비' 상태인 것이다.


-崔게이트 朴탄핵, 총수들의 글로벌 경영 실종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탄핵ㆍ특검 정국 속에서 재계의 글로벌 경영 마비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이 '3동(洞)에 갇혀버렸다'는 말도 나온다. 3동은 검찰과 법원이 있는 서초동과 특검의 대치동,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재동 등을 의미한다. 이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의 경영공백은 지난해 10월 검찰수사부터 시작됐다.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이들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 출석해 죄인 취급과 인격모독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조롱거리가 됐다. 그달 13일 특검이 가동되면서부터는 일부 총수가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 청구와 기각을 겪었다. 이달 말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헌재의 탄핵심판과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 측에서 이 부회장, 신 회장, 최 회장 등을 무더기로 증인으로 요구한 상태다.


일부 그룹은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재계 간판인 삼성은 인사와 투자, 고용 계획을 모두 연기했고, 현대차그룹도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그룹의 경영 마비는 개별 그룹을 넘어 국내외 고객사와 지역경제, 협력사·해외사업장·투자자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 매년 20만명이 응시하는 삼성의 신입직원 채용일정도 3월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다.

-해외선 자국 기업 육성…국내선 발 묶고 고립주의 심화

삼성전자는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내고 미국(34%)과 중국(15%)이 절반에 육박한다. 해외 생산과 판매법인, 연구소 등은 200여곳에 이른다. 협력사만 2709개에 이른다. 현대차 역시 매출의 85.7%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국내외에 44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협력사만 88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직원 11만2072명 가운데 41.5%가 해외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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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트럼프발(發) 무역전쟁,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의 최대 피해자이지만 정상외교와 순방비즈니스는 싱당기간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 민간기업과 경제단체 차원의 통상ㆍ외교 비즈니스를 펼쳐야 하지만 이를 주도할 기업들은 발이 묶여 있다. 한국 기업과 경쟁관계의 해외 기업과 헤지펀드들은 국내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한국 기업 깎아내리기를 주도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리는 모습도 포착된다.


4대 그룹 임원은 "행정부가 식물상태인 상황에서 특검은 연일 대기업을 옥죄고 입법부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각국이 자국 기업 우선주의를 표방하는데 우리나라는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 논리로 대기업을 고립시키고 있다"면서 "엄정한 수사를 하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본연의 역할에 다시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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