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10명 중 2명 "아이 낳지 않겠다"
원인은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
출산에 도움이 되는 정책…보육>출산>주거>결혼 지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미혼남녀 10명 중 2명은 결혼해도 아이는 갖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2017 미혼남녀의 출산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미혼 1000명)의 62.6%는 결혼 후 2년 이내에 출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혼인 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이 17.8%를 차지해 출산 거부 비율은 전년(14.4%)에 비해 3.4%p 증가했다.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평균 출산 시기는 결혼 후 1년9개월이며, 희망 자녀수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세 자녀 이상을 희망하는 경우는 25~29세 14.2%, 30~34세 9%, 35~39세 8.2%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실제로 결혼 계획 연령과 희망 자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둘은 반비례 관계로 나타났다.
반면 결혼 행복 기대감과 희망 자녀수는 정(+)의 관계였다. 혼인에 기대감이 높을수록 희망하는 자녀수가 증가했고, 혼인 기대감이 낮으면 희망 자녀수도 감소했다.
미혼 과반수(72.4%)는 맞벌이를 선호하며, 연령이 낮을수록(25~29세 80.4%, 30~34세 72.8%, 35~39세 67.5%) 부부가 같이 벌기를 원했다. 또한 대체로 고소득(5000만원 이상 63.6%)보다는 저소득 그룹(2000만원 미만 77.4%)일수록, 저학력(고졸 이하 64.6%)보다는 고학력 그룹(대학원졸 81.4%)일수록 맞벌이를 희망했다. 고학력 여성의 맞벌이 선호 경향(고졸 이하 59.3%, 대학원졸 82.8%)도 두드러졌다.
미혼 다수는 저출산 문제를 심각(68.3%)하게 여기며, 국가의 출산 정책에 회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출산 의지에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남녀 각각 51.6%, 44.4%로 가장 많았다.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27.5%),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26.7%), '결혼의 지연과 기피 의식'(19.1%), '사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10.6%), '실효성 없는 국가 출산 정책'(8.7%) 등이 꼽혔다.
남성은 효과적인 출산 장려 정책으로 출산 지원(29.3%)과 보육 지원(29.3%), 주거 지원(14.9%), 결혼 지원(13.1%) 등을 차례로 택했다. 여성은 보육 지원(33.7%)이 가장 많았고 이어 출산 지원(26.7%), 주거 지원(10.6%), 경력 단절 예방 지원(10%) 순으로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고학력일수록 경력 단절 예방 지원(고졸 이하 3.4%, 대졸 9.2%, 대학원졸 22.4%)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박수경 듀오 대표는 "한국 출산율 하락은 기혼자의 낮은 출산 의지뿐 아니라, 미혼의 결혼 기피와 출산 거부감 등이 큰 요인"이라며 "출산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업무와 삶의 균형, 경력단절문제 해결 등 다각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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