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해도 돈 준다는 대선공약, 기본소득제에 관한 진실
증세 없인 안될텐데…우리 주머니 풀어서 '묻지마 복지'? 포용적 성장 위한 길?
여야 대선 잠룡들이 기본소득제를 복지 공약으로 언급하면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핀란드는 올해부터 기본소득제를 시범 운용합니다. 실업자 가운데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조건없이 2년간 매월 560유로(한화 약 70만원)의 기본소득을 주기로 했습니다.
◆'기본소득제'란 무엇인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국가가 재산, 소득, 직업유무에 관계없이 국민에게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가구가 아니라 개인에게 지급된다는 점, 소득 여부와 관계없다는 점, 취업하려는 의지나 노동에 대한 증명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는 다릅니다. 한 마디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주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아무 조건 없이 돈을 준다고 하니 무척이나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표심 위한 '포퓰리즘'이냐 '진정한 복지'냐
내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해준다는 것만큼 매력적인 제안은 없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 데는 경제성장만한 것이 없지만, 저성장시대에 "성장률을 늘리겠다"는 식의 공약을 내건 정치인에게 표가 갈 리 없습니다.
이미 기본소득의 개념과 비슷한 청년배당을 실시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연간 50조원의 재원 마련과 함께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국형 기본소득제' 도입을 외쳤습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6월 "포용적 성장을 위해 기본소득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일정 수준의 생계를 보장하면 소비가 촉진 돼 내수경기 활성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반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고 노동 의욕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우려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사람들이 임금이 기본소득에 못 미치는 일자리는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그 많은 돈은 다 어디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입니다. 돈 주는 건 좋은데, 이 돈을 다 어디서 끌어모을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20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한 달 30만원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0세에서 19세 아동 및 청소년에게는 절반을 준다고 단순히 계산해도(20세 이상 인구 3676*1년 360만원 + 19세 이하 인구 1007만명*180만원) 1년에 약 150조원 가량 듭니다.
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에 대한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증세 없는 복지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때 100조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무상복지를 공약하면서 비과세·감면 정비(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27조원), 세출 절감(84조원) 등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달성율이 미비했습니다. 또 아직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 정리, 재원 마련 등 연구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해외에선?
1976년 시작된 미국 알래스카주의 '영구 기금'은 기본소득제가 구현된 제도입니다. 알래스카 유전에서 나온 수입으로 6개월 이상 알래스카에 거주한 모두에게 지급합니다. 주민 1명당 매년 1000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위스는 지난해 6월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월 2500스위스프랑(한화 약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기본소득 도입법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참여 유권자의 약 77%가 반대하면서 부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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