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경제지표 여전히 얼어붙어
-단기 조정 가능성…"주식비중 줄여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일본펀드가 미국 트럼프 효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 후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 상승, 엔화 약세로 수익률이 치솟았지만 일본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꼭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일본 증시가 랠리를 전개한 덕이다. 니케이225 지수는 트럼프 당선 확정 직전인 지난해 11월8일 1만7171.38에서 전날 1만9520.69로 약 두 달만에 13.68% 뛰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경기 호조가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엔화 약세가 지속되며 일본 증시가 상승한 덕이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와 중국 상해종합지수 상승률은 각각 1.92%, 0.55%에 그쳤다.
일본은 대(對) 미국 수출 비중이 약 20%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 영국, 대만, 독일 등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시가총액 중 경기민감업종 비중이 50%로 전세계 평균(30%)을 크게 상회하는 점도 일본 증시가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배경 중 하나다. 아울러 엔화가 약세일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도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일본 경제지표가 반등하기 전까지는 일본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본증시는 아베 정부가 출범한 2013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경기 반등 기대감으로 94.66% 급등했다가 경제지표가 따라오지 못하자 1년만에 전고점 대비 28.77% 하락한 1만4864.01(2016년 6월24일)로 연저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데자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미국 경기와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에 생산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와 투자는 개선 신호가 미약하다"며 "앞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재진입하려면 미국 경기 개선, 엔화 약세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일본의 자생적인 경제지표 반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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