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4500억원 규모(발행주식수의 30%)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밝혔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 예정 발행가액이 전일 종가 대비 25% 할인된 2만450원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증으로 조달되는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약 200%p 줄여 연간 18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당장의 부채비율 개선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유동성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주가 역시 단기간 하락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입 모은다. 급한 불을 끄는 조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삼성증권(2만9000원→2만2000원), 하나금융투자(5만4000원→3만8000원), KB증권(4만원→3만5000원), 신한금융투자(4만3000원→2만8000원)등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을 계기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고 대신증권(매수→시장수익률, 4만2000원→3만2000원), KTB투자증권(매수→보유, 3만3000원→2만4000원) 등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낮춰 잡았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 수 증가는 주당가치 희석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주가에도 악재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효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2만10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며 "게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최대 200억원의 비용 발생으로 시장 기대치(2149억원)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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