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중립성 문제 삼은 朴측…특검 "언급할 사항 없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제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은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 측의 주장에 "탄핵심판 절차에서 일반 변호인이 하는 주장에 불과해 특검이 특별히 언급할 사안이 없다"고 답했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 관련 비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수사결과를 탄핵심판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지휘를 맡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사정비서관이었고, 박 특검도 야당의 추천만으로 선택된 인물인 만큼 정치색이 의심된다고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은 이날 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변호인 측이) 탄핵소추 사유와 관계없는 얘기를 계속하는 것을 재판장께서 제지해달라"며 반발했다.

앞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은 지난달 30일 탄핵심판 3차 준비절차기일에서도 "정치적 중립성에 위반된 특검이 수사한 수사기록보다는 헌재가 독자적인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의 거듭된 지적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박 특검은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의 특검팀 합류 당시에도 "복수 수사를 할 사람이면 뽑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검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박 대통령 측 입장이 특검팀의 대면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 간담회에서 "특검의 연락이 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지만 탄핵심판 과정에서 특검팀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고 있는 만큼 대면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차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수차례 요구한 대면조사를 모두 거부했다. 당시 조사를 거부한 이유는 검찰 수사의 중립성이었다.

이 특검보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와 관련해 지난 2일 "현 단계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 구체적인 부분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통령 조사는 상당히 중요한 만큼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