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알뜰폰은 KT가 甲?…이동전화 2위의 '이이제이' 전법

최종수정 2016.12.31 08:00 기사입력 2016.12.31 08:00

댓글쓰기

KT 망 이용 알뜰폰 가입자 46.5%, SKT보다 많아
혁신적 알뜰폰 요금제 대부분 KT망 이용해
알뜰폰 도입 이후 SKT 가입자 이탈 가장 많아
알뜰폰 활용해 SKT 견제, KT 전략 맞아떨어진 듯
LG유플러스도 최근 알뜰폰 강화 움직임


알뜰폰은 KT가 甲?…이동전화 2위의 '이이제이' 전법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최근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알뜰폰의 숨은 주역은 다름 아닌 KT라는 분석이 나온다. 덕분에 이동전화 2위 사업자인 KT가 알뜰폰에서는 SK텔레콤보다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약 671만명이며 이중 KT의 망을 임대한 비중이 46.5%로 SK텔레콤(46.2%)보다 많다. LG유플러스의 비중은 7.3%에 불과하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도매로 빌려 이통사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동전화 시장 1위는 SK텔레콤으로 약 43.8%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KT의 점유율은 25.6%, LG유플러스는 19.5%다. 이동전화 시장에서 SK텔레콤에 한참 밀려 있는 KT가 알뜰폰에서는 오히려 앞서있는 셈이다.
이는 KT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네트워크를 임대할 SK텔레콤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의 마 이용대가는 거의 비슷하지만 KT가 요금 설계의 자율성을 더 보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혁신적인 알뜰폰 요금제는 거의 대부분 KT의 망을 임대한 경우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 11월부터 이른바 '반값 유심(USIM)'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으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한 꺼풀 벗겨보면 대부분 KT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1월 기존 이동통신 3사 요금의 절반 가격으로 '더착한 USIM 10GB'를 출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요금제는 월 3만3000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무료이며 월 10GB의 데이터 용량을 제공한다.

데이터용량 초과시 하루 2GB씩 추가 제공돼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나 다름없다.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과 KT 복수의 망을 임대하고 있는데 해당 요금제는 KT망을 임대한 경우에만 출시했다.

에스원은 12월초부터 매일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유심요금 더블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월 1만7600원에 350분의 통화량과 6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이 같은 조건이라면 5만6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에스원은 SK텔레콤과 KT 복수의 망을 임대하고 있는데 이 요금제는 KT망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이동전화 시장이 포화돼 있는 상황에서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 시장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 이통사들은 알뜰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가울 리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알뜰폰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유독 KT가 알뜰폰에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이유는 이를 통해 SK텔레콤을 견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2년 알뜰폰이 처음 도입될 때 이동통신 3사중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곳은 LG유플러스다. 통신 3사중 브랜드가 가장 약했고 요금도 저렴해 알뜰폰의 공세로부터 가장 취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었다. 반대로 충성 고객이 많은 SK텔레콤은 알뜰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SK텔레콤 가입자의 이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누적으로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수는 167만7614명으로 KT 113만7841명, LG유플러스 68만1335명보다 훨씬 많다.

이는 알뜰폰을 이용해 SK텔레콤의 점유율을 떨어뜨리려는 KT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해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 풍토가 확산되고 LTE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동통신 3사의 통화품질 차이가 없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LG유플러스도 알뜰폰에 적극적인 행보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음성과 데이터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심요금제를 12월 한달간 한시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