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문화재청은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 등 일곱 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은 진재 김윤겸(1711~1775년)이 합천, 거창, 함양, 산청과 부산(동래) 등 영남지역의 명승지를 유람하고 그린 열네 장의 화첩이다. 이 작품은 김윤겸이 1770년(영조 46) 소촌 찰방에 임용될 당시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8세기 후반의 대표적인 경상도 지역 진경산수화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선비들의 여행과 시문서화(詩文書畵) 예술의 창작 상황을 잘 보여주며, 작품 자체로도 과감한 생략이 가미된 단순한 표현으로 김윤겸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잘 드러낸다.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는 지정된 다른 상형청자에서 볼 수 없는 죽순을 형상화한 상형청자로, 여러 식물 모양 청자 가운데서도 조형과 장식, 그리고 유색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된다.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는 상형과 투각(透刻, 묘사할 대상의 윤곽만 남기고 나머지는 구멍이 나도록 만듦)의 두 가지 기법이 어우러져 밀도 있게 표현되었으며 특히, 푸른빛의 유색이 유달리 뛰어나다.
‘경주 불국사 삼장보살도’는 1739년 밀기(密機), 채원(彩元), 서징(瑞澄) 등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던 화승들이 경주 거동사 오주암에서 제작해 불영사에 봉안했다는 분명한 화기를 남기고 있어 18세기 전반기 삼장보살도 도상 및 화풍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는 중국 원나라의 고승인 몽산화상 덕이(德異, 1231~?)의 법어를 약록(略錄, 간략하게 줄여 적은 서책)한 것을 조선 초기의 승려 신미(信眉)가 토를 달고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간행 당시 인출한 초인본으로 원문이 손상되지 않고 전 장을 갖추고 있다. 훈민정음이 반포되고 나서 머지않은 시기에 간행된 도서라는 점에서 국어학 연구와 조선전기 출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 등 일곱 건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