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일본차와 경쟁이 내년 회사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핵심 과제다."
박홍재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부사장)은 22일 열린 ‘2017년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 업체와 가격경쟁을 넘어서 상품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엔저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엔저현상을 등에 업고 지난 몇 년 간 가격경쟁력 우위를 보인 일본 업체들이 원가절감한 자금으로 상품개발에 나섰는데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결과물이 내년부터 본격 쏟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소장은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판도는 일본 업체들이 대단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혜택을 본 상품들이 내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우리로서는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경쟁이 되겠지만 기꺼이 맞서겠다는 각오다. 박 소장은 "일본 업체와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도전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해야 우리의 경쟁력도 좋아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내년 글로벌 차 시장은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9068만대가 판매돼 올해 대비 1.9%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성장 고도기에 달했고 올해 시장 상승을 이끈 중국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열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현대차는 분석했다.
박 소장은 "올해 차 시장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정책의존형 시장이라 할 수 있는데 정책 덕분에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엔 각국에서 이렇다 할 정책을 펼칠 계획이 없어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기조 가운데서도 성장을 주도할 시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저 현상, 유로 약세 등 환율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만 유가가 오르고 있는 점은 현대차 입장에서 호재다. 산유국이 있는 중동지역이 두번째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럽에선 신형 i30를 본격 출시해 소비욕구를 끌어 올릴 계획이다.
박 소장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그래도 내년은 올해보다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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