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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NCIS(네티즌+CIS)', '검티즌(검사+네티즌)', '누과수(누리꾼 과학수사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에 따라붙는 별명이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네티즌 수사대의 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히 우연성에 기댄 제보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수사나 분석을 하는 등 그 적극성과 활약상이 실제 수사기관 못지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회원이 국회 청문회에 나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씨의 과거 인연이 담긴 동영상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공해 김 전 실장이 증언을 번복하게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정농단 방조와 책임은폐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문회 동행명령장을 수령하지 않으면 출석하지 않아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잠적하자, 네티즌들은 그를 직접 찾아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전파성이 빠른 인터넷의 강점과 인원동원력의 우세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며 우 전 수석의 행방을 쫓았다. 또 최 씨와 정유라(20)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찾아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행보를 분석해 시민의 뜻과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압박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활약했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공개를 예고한 후 자신이 듣고 있는 말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자로 페이스북 캡처)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공개를 예고한 후 자신이 듣고 있는 말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자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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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40대로 알려진 유명 네티즌 수사대 '자로'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감히 그날의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크리스마스인 25일)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시간인 8시49분을 모티브로 참사의 원인과 진실의 흔적을 담은 8시간49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25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글과 티저 영상은 인터넷에서 수천~수만 건 공유되면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는데, 이 역시 네티즌 수사대의 높아진 위상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스스로 공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만큼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 언론의 신뢰성이 하락했기 때문이 발생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검찰이나 언론에서 사실을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그런 게 전혀 안 되면서 스스로 조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며 "언론이 일방적으로 정보나 뉴스를 제공하는 게 아닌 쌍방향적인 저널리즘의 메커니즘이 생기는 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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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네티즌 수사대가 항상 올바른 결과만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뺑소니 사건이나 어린이집 폭행 사건 등에서 엉뚱한 사람을 피의자로 지명해 과도한 '신상털기'나 마녀사냥 식 인민재판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부의 검증과정과 수사기관의 신뢰성 회복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교수는 "네티즌들은 개인 저널리스트로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전파할 수 있지만 언론과 달리 자체 검증과정이 없어 근거 없는 정보가 유통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증을 거치는 공론장을 만들거나 언론이 선별적으로 검증해 보도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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