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뮤지컬의 귀환…'더데빌', 내년 2월 개막

기존 3인극을 4인극으로 재편성...더 친절하고 명확하게 바꿔

뮤지컬 '더데빌' 포스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오마주한 창작 뮤지컬 '더데빌'이 2017년 2월 돌아온다.

'더데빌'은 블랙 먼데이로 모든 걸 잃고 좌절한 존 파우스트 앞에 성공을 미끼로 유혹하는 '엑스'가 등장하면서 나타나는 일들을 다룬다. 파우스트의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인간의 욕망과 선택, 선과 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14년 초연 당시에는 완벽한 기승전결의 구조 또는 논리적이며 서사적 형태의 작품들과는 거리가 멀고, 이제껏 국내 뮤지컬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파격의 무대를 선보여 불친절하면서도 난해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지나 연출가는 "스토리텔링보다는 넘버와 각 장면의 이미지들을 통해 마치 한 편의 쇼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을 떠올렸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별도의 무대 전환 없이 조명만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드라마적인 것보다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가사, 음악에 중점을 뒀다.

다시 돌아온 '더데빌'은 보다 친절하게 혹은 더욱 명확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작품 다방면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의 3인극이었던 작품을 4인극으로 바꿨다. '엑스'를 하나의 캐릭터로 두고 한 명의 배우가 연기했던 것을 이번 재연에서는 분리된 두 개의 캐릭터 '엑스-화이트'와 '엑스-블랙'으로 표현했다.

초연 크리에이티브팀인 이지나 연출과 더불어 작곡/작사를 담당한 Woody Pak(우디 박), 이지혜 콤비가 다시 한 번 뭉쳤다. 클래식 선율과 강렬한 록 사운드가 만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더데빌'의 음악은 2015년 제 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을 수상했다. 이번 재연 무대에서는 캐릭터 '엑스'가 둘로 나뉜 만큼 새롭게 추가되는 넘버를 만날 수 있다. 기존 넘버 중에서도 70% 이상을 재편곡해서 선보인다.

여기에 초연 당시 논란이 됐던 장면들은 넘버와 넘버 사이 드라마로 삽입한다. 순화하여 선보이는 장면들은 상징성이 강화되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또 두 캐릭터 '엑스'가 벌이는 내기의 대상이 된 존 파우스트는 마음속에 내재된 욕망과 쾌락에 탐닉하고자 하는 보편적인 유혹과 갈등을 대변하고, 용서와 희생으로 구원 받는 그레첸의 이야기가 간결한 구조로 펼쳐진다.

뮤지컬 '더데빌'은 2월14일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개막하며, 오는 1월 초 첫 번째 티켓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