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새누리당)은 18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위원과 대리인단 간 연석회의를 통해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답변서 요지를 공개키로 했다. 애초 소송대리인 측은 여론재판 가능성을 우려해 비공개를 주장했지만 각 당을 대표하는 탄핵소추위원들이 공개를 주장함에 따라 공개가 이뤄졌다.
공개된 답변서 요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일단 국회법에 따른 탄핵소추 법사위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본회의 의결된 탄핵소추에 대해서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탄핵소추 사유로 언급된 헌법·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로 단정해 무죄 추정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 측은 "최순실 씨 등의 전횡이나 사익 추구 등을 몰랐을 경우에는 탄핵소추 사유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가 의결한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도 추상적인 헌법 조항의 단순 나열로 탄핵 사유로 볼 수 없다는 태도를 폈다.
이들은 뇌물죄와 관련해 최 씨 등에 대한 형사재판절차에서 충분한 심리가 절차가 거친 뒤에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최 씨 재판을 통해 뇌물죄가 인정되더라도 대통령의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의 중대한 법 위반은 없다고 주장했다. 뇌물죄 적용 여부는 최 씨 재판을 통해 확인해야 하며, 설령 뇌물죄가 맞더라도 그것만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권 보장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탄핵 사유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사고 당일) 정상 근무하면서 피해자 구조를 지시했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재난사고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대응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률 위반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대가를 조건으로 기금을 부탁한 것이 아니어서 뇌물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르·K스포츠재단 역시 대통령과 별개의 것인 데다 재단 사유화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공무상비밀누설죄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유출된 연설문은 선언적·추상적 내용이고 주변 지인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누설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최 씨에게 유출된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대해 "비밀에 해당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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