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불황에도 잘 팔리던 상용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푸드트럭, 이삿짐차로 사용되는 포터, 봉고 등 상용차는 창업자들 덕분에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반년만에 끝난데다 정치 불안 등의 변수로 기본적인 수요까지 줄었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상용차를 대표하는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는 11월까지 8만6977대, 5만1708대씩 팔리며 전년대비 5~10%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며 판매가 급감했다. 7월 8276대를 유지했지만 8~9월에는 절반 수준인 4000대까지 떨어졌다. 10~11월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실적을 따라잡기에는 한계를 보였다. 포터와 함께 국내 상용차 시장을 끌어온 기아차 봉고 역시 11월까지 5만1708대가 팔리며 전년대비(5만7672대) 6000대 가까이 판매가 줄었다.
9월부터 새 환경기준인 유로6가 적용되며 차값이 일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6를 적용한 '2017 포터2' 가격은 슈퍼캡 초장축 모델을 기준으로 트림에 따라 최대 90만원이 인상됐다. 8월 중순 이후 포터를 계약하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에 대한 고지를 미리 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였다.
이런 여파는 경차 시장까지 번졌다. 2013년 경차 시장 50만 시대를 연 이후 지난해까지 50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10월까지 35만대에 불과하다. 월 평균 판매량이 3만5000여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40만대를 겨우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꾸준히 팔려오던 상용차 판매가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에다 최순실 게이트 등 정국 불안으로 자영업자들까지 위축됐다는 의미"라며 "무엇보다 개소세 인하 등의 혜택이 사라진 만큼 내년에도 상용차, 경차 수요는 당분간 평균을 밑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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