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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은 순항 중…'미풍양속 불법화'·편법 등장 "걸림돌"

최종수정 2016.12.14 10:37 기사입력 2016.12.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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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 14일 토론회에서 설문 조사 결과 발표...사회전체적을 긍정적 반응·기대 높아...일부 부작용 불식할 대책 필요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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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과 관련해 국민들이 가장 헷갈리고 우려하는 것은 '미풍양속의 불법화'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서민경제나 사회적 위축 등이 현실화되고, 법 조항을 피하려는 편법도 등장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서로 간에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가 하면 부패 척결 등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 기업인, 공직자, 정치인, 교원, 언론인, 매출 영향 업종 상인 등 총 3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났다. 연구원은 14일 오후 경기도 일산 한국행정연구원 대강당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청탁금지법의 내용 중 '선물ㆍ답례 등 미풍양속의 위법화 위험성 여부'(43.5%)를 가장 헷갈리고 혼란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직무관련성 여부의 판단(25.5%), 공식 행사 통상 제공 가능 음식물ㆍ편의 수준(11.0%), 법적용 대상 '공직자 등'의 판단 기준 (8.2%), 식사ㆍ선물ㆍ경조사 등의 허용 금액(8.1%) 등의 순이었다.

무기명 골프장 회원권 사용 등 법 시행 후 적용을 피하기 위한 고객들의 편법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응답도 상당했다. 식품접객업, 농수축산화훼업, 유통업 등 매출 영향 업종 상인 61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10명 중 4명 꼴(41.8%)로 편법을 목격했다는 답변이 나왔다. 업종 별로 일반음식점63.3%), 단란ㆍ유흥주점업(52.5%, 수산업(65%) 등 접대가 많은 식품접객업(평균 54.2%)이 가장 많았다. 농수축산화훼업도 50.5%에 달했다. 유통업은 21.5%에 그쳤다.

이에 대해 외국계 컨설팅 A사 임원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골프장에 가면 갈 때마다 기업에서 후원하는 특정 업종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데 '무기명회원권'이라는 편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술이나 식사 등 접대쪽에서도 이미 여러가지 편법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부작용도 현실화되고 있었다. 설문 대상자들의 51.2%가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했고, 실제 매출 영향 업체 상인 중 40.5%는 법 시행 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농수축산화훼업종, 생산자, 중소업체일수록 매출 악영향이 현실화됐다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이같은 혼란ㆍ우려, 편법, 부작용 등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ㆍ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회 전반적으로 조심ㆍ주의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전체의 77% 가량이 모임 또는 경조사때, 일반국민ㆍ기업인 등 민원인의 67.5%, 법적용 대상 공직자 등의 86.9% 등이 청탁을 하거나 받을 때 각각 주의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 결과 법 시행 후 식사, 선물, 경조사 등의 부담이 줄어들고(69.8%) 관계자와의 만남ㆍ접촉(75.3%), 인맥을 통한 청탁(68.3%)이 줄어들었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적용대상 중에선 언론인(80%)이 가장 큰 변화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고, 교육계72%, 정치인 70%, 공직자 66.9%, 일반국민 64.6%, 기업인 62.1% 등의 순이었다.

서민경제 위축에 대해서도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는 상인들이 더 많았다. 응답한 612명의 상인 중 56.4%가 매출과 법 시행이 연관성이 없다고 답했다. 고가제품 매출이 줄지 않았다는 답변도 52.5%, 업종 전반의 소비가 위축되지 않았다는 답변도 50.2%로 각각 절반이 넘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들의 다수(71.6%)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전의 관행을 부적절한 행위로 생각하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에 대한 기대도 컸다. 도입ㆍ시행 찬성 응답이 85.1%, 부조리 관행ㆍ부패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 82.5%,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변화 도움 된다 82.3%, 무난히 정착ㆍ시행될 것 73.4% 등의 답변이 나왔다.

세부적으로 보면 언론인들은 무난히 시행 정착될 것이냐는 질문에 46%만 찬성했고, 나머지 조항에 대해서도 65% 안팎만 긍정적으로 답해 80% 이상인 다른 적용대상자ㆍ일반국민에 비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의 경우도 대학교수의 43.1%가 "업무나 사회활동에 지장이 많다"고 답하는 등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법 해석ㆍ혼란의 최소화 ▲서민경제 위축 논란 불식 ▲편법을 통한 왜곡에 대한 대응 ▲사회적 위축 효과 불식 ▲저항ㆍ반발심리 완화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편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감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응 의지를 공고화해야 한다"며 "일부 공직사회에서의 소극적 업무 자세 타개를 위해 공직자 보호 효과를 부각시키고 객관ㆍ공정한 업무처리 여건이 조성되는 측면을 강조하면 사회적 위축 효과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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