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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덫]수입맥주 잘나가는데 국산맥주는 '시름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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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원가, 저렴한 주세율 적용 덕
국산맥주 경쟁력 떨어져 역차별 논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할인이 진행되고 있는 수입맥주 코너.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할인이 진행되고 있는 수입맥주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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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국산맥주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맥주와 달리 각종 규제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야구장에서 맥주를 파는 '맥주보이'와 치킨집 맥주 배달 등의 규제는 풀렸지만 여전히 주류업계에는 많은 규제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4캔 1만원'을 보편적으로 내세웠던 수입맥주들이 최근 '4캔 6000원', '5캔 8000원' 등 파격적인 가격 할인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있지만 국산맥주의 경주 주세법상 이같은 할인 정책을 펼칠 수 없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의 A 대형마트 주류코너에서는 수입맥주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레벤브로이, 프란치스카너, 스파텐, 하얼빈 500ml 등은 캔당 2000원이지만 5캔 구매시 8000원(캔당 1600원)에 할인판매 중이다. 백스500ml의 경우 캔당 2500원이지만 4캔 구매시 6000(캔당 1500원)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B 대형마트에서는 수입맥주 5~6종을 개당 1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화제가 되며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수입맥주들의 이같은 가격 정책은 대략적인 생산원가를 파악할 수 없는데다 현행법상 국산맥주보다 30% 이상 저렴한 주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로 수입되는 맥주 제품의 경우 원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더라도 주세법상 국산맥주가 부담하는 세금이 많고 할인 판매되는 수입맥주의 경우 국산맥주의 출고가(약 1100원)와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맥주의 경우 국세청에 제조원가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원가를 신고할 필요가 없어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때문에 수입맥주의 파격적인 할인행사에는 수입가를 낮게 신고해 주세를 낮추는 꼼수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매가를 부풀린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주류 거래 금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고시로 인해 사은품 지급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에서도 수입맥주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때문에 주류업체들은 355ml '카스' 6캔의 할인쿠폰(350원)은 판매가 8220원의 4.5% 수준 등 5%가 넘지 않는 선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술을 파는 유통점에 대한 규제도 하고 있다. 국세청 고시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이 '주류를 실제구입가 이하로 팔면 안 되고, 주류 또는 주류교환권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는 출고가의 72%가 세금이다 보니, 정부는 주류회사에 대해 깐깐한 규제 정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빈용기보증금 인상도 주류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재고와 패키지 변경 비용, 보증금 인상, 외국계 회사와의 차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빈병보증금 인상으로 인해 추가적인 주류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 용기보증금은 소비자가 주류 구매 후 빈병을 반환하면 지급하기 위해 예치되는 환급금이며 환경부는 빈병 재사용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 13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적은 세금을 내면서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가능하도록 하면서 국산맥주에는 과도한 규제가 많다"며 "이외에도 다양한 규제로 국산 주류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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