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해 첫 이익내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
단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창고형 마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코스트코코리아가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역신장을 기록했다. 긴 불황에 이어 유사 경쟁 업장이 잇달아 출현하며 영업환경이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7일 코스트코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15회계연도(2015년 9월1일~2016년 8월31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1598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트코의 영업이익이 역신장을 나타낸 것은 2001회계연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영업 첫 해(1998회계연도) 코스트코는 24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초기 사업비 등의 영향으로 57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자를 이어오다 시장 진출 4년차인 2001회계연도를 기점으로 7억9000만원의 이익을 내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다. 이후 2004회계연도에 영업이익 100억원대를 기록한 뒤 6년만인 2010회계연도 그 규모를 1000억원대로 키웠다. 당시의 매출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매출을 기준으로 코스트코는 여전히 창고형 마트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2015회계연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9620억원, 지난해 기준) 연매출의 3.6배 수준이다.
핵심 매장 중 한 곳인 양평, 대구, 대전 매장 부지의 임차기간이 2018년 5월 종료되면서 임대인인 이마트가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점도 매출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역상권 보호 문제로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부지에는 이마트가 자사의 트레이더스를 세울 계획이다.
특히 트레이더스의 경우 연회비가 없고 다양한 신용카드나 전자결제시스템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최근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코스트코의 연회비는 (비즈니스 회원권 기준) 3만3000원이며, 삼성카드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나 빅마켓 등 유사한 경쟁사의 창고형마트가 빠르게 늘면서 코스트코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다양한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을 동원하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커클랜드 등 고유의 제품 경쟁력으로 당분간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교해 자체브랜드(PB)의 경쟁력이 워낙 독보적인데다가 글로벌 사업자인만큼 다양한 고객 빅데이터와 운영경력을 쌓아온 업체기이 때문에 쉽게 정상 자리를 비켜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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