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장세에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부진 탓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근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자산의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몰리고 있다.
CMA란 고객이 맡긴 돈을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 금융상품이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은행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아 최근 몇년간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CMA에 자금이 급증한 것은 은행과 증권 간 금리차에 따른 투자매력도가 부각됐다기보다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의 부진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연일 박스권 하단에 머물러 있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 가격이 폭락한 탓에 CMA에 갈 곳 잃은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중에 투자처를 잃은 단기 유동성 자금이 그만큼 많다는 것의 방증"이라며 "원래 이 자금들이 부동산에도 많이 흘러들어갔었는데 최근 부동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CMA에 자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언제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투자 방향만 정해지면 자금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MA에 몰린 자금은 나중에 위험자산으로 흘러들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자금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재 투자전략팀장도 "앞으로 특정 금융상품 기대수익률의 방향성이 잡히면 그쪽으로 투자금이 대거 몰릴 여건은 만들어진 셈"이라고 해석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